[VOL.164] 안녕히 주무셨어요? 🥱

이치훈
2024-11-05


안녕히 주무셨어요? 아침 창을 열어 들이마시는 첫 숨에 코끝이 시려와 달력을 들여다보니 내일이면 어느덧 겨울의 첫 자락(입동, 立冬, 11월 7일)입니다. 요즘 날씨가 혼란하여 하루의 풍경 안에도 반팔 반바지를 입은 사람과 두꺼운 외투를 꽁꽁 껴입은 사람, 한쪽 손에 패딩을 우산처럼 준비하여 들고 다니는 사람이 뒤섞여 걸어갑니다. 그 위로, 노랗게 물든 잎들이 바람결에 못 이기고 우수수 떨어지고 있네요. 오늘만의 풍경화를 놓치지 않으시길! 바라며, 남은 가을날 아름답고 운치 있게 마무리하시길 또한 진심으로 바랍니다.


간밤에 몇 시간 동안 잠에 들었었나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하루 적정 수면시간은 7~8시간이라 하는데요. 그러고 보면 우리는 하루의 삼 분지 일을 수면 시간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일생의 삼 분의 일을, 적어도 사 분의 일을 잠 속에서 보내겠습니다.


여러분은 삶의 소중한 한 부분인 수면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시나요? 오늘은 수면의 중요성에 대한 칼럼 하나를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눈뜨고 생활하는 삶 못지않게, 눈감고 보내는 수면시간 동안의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합니다.


잠,

얼마나 중요할까?


먼저, 잠은 무엇일까요? 잠은 단순한 하루의 휴식을 넘어서,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생리작용이며, 신체와 뇌의 회복 시간입니다. 또한,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서 주변으로부터의 자극에 대해 제한적인 반응만을 보이며 조용히 머무르는 상태입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매우 조용한 상태에 머무르지만, 수면시간 동안 우리의 뇌는 활발하게 활동하며 아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수면 중 뇌는 본래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적체된 노폐물들을 제거하고, 해마를 활성화하여 단기 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하며 불필요한 기억들은 제거하고, 면역 물질 생성을 증가시키며, 성장호르몬과 코티솔, 멜라토닌 등 중요 호르몬들의 분비를 조절합니다. 그 외에도 수면은 피부와 근육을 재생시키고, 체중 조절, 스트레스 감소, 집중력 개선 등 신체와 정신적 기능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그래서 잠이 부족하면, 몸은 피로해지고 마음에는 짜증, 우울, 불안이 쉽게 침범하며, 업무의 효율까지 감소하기 마련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피로와 스트레스가 또한 잠을 방해하여 수면을 부족하게 만드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는 거죠.


좋은 수면을 위한

일상의 실천


카페인이 수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과식이나 늦은 시간의 음주, 자극적인 음식도 마찬가지죠. 반면에 체리와 키위 등의 멜라토닌이 풍부한 과일, 연어와 참치 등의 지방이 풍부한 생선, 바나나와 아몬드 등의 마그네슘이 풍부한 음식, 따뜻한 우유와 카모마일 차는 수면을 도와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알코올을 섭취하는 것은 빨리 잠드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종종 깨는 얕은 수면이 되기 쉽기 때문에 수면의 질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알코올을 섭취한다면, 알코올이 수면 전에 몸 밖으로 배출되도록 적어도 수면 몇 시간 전에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외에도 아침 또는 오후 30분 이상의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 수면 전 블루라이트 노출 차단, 반신욕과 명상은 질 좋은 수면에 도움을 줍니다. 또한, 충분한 환기와 실내 온도(18~22도) 유지, 습도 조절 등 수면 공간의 환경 조성도 중요할 것입니다. 최근에는 숙면을 돕는 다양한 수면 환경 용품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겐

더 많은 잠이 필요하다


나이대별 권장 수면 시간이 다릅니다. 영유아기(0~3세)의 하루 적정 수면 시간은 14~17시간, 아동기(4~12세)는 9~11시간, 청소년기(13~18세)는 8~10시간, 성인기와 노년기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7~8시간입니다. 청소년기까지 수면이 신체와 정신의 발육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수면은 뇌 발달과 정서 발달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학습 능력과 기억력을 발달시키며, 특히 청소년기에 호르몬 분비와 신체 발달, 정서 조절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수면이 부족한 아이는 행동 장애, 인지 능력 저하, 나쁜 식습관, 체중 증가 등의 어려움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사춘기 청소년들의 경우, 두뇌의 생물학적 변화가 그들의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데, 그들은 수면 부족 상태일지라도 두뇌가 취침할 준비가 안 되어 있어 잠들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청소년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늦어짐을 고려할 때, 아침 일찍 등교해야 하는 학생들의 경우 만성적 수면 부족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꽤 높습니다. 한 실험에서, 수업 시작 시각을 늦춘 학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학생들의 성적이 향상되고, 학생들의 등교길 교통사고가 줄어들고, 전반적인 정신건강이 향상되었음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위 글은 2023년 05월 04일 발행된 조종희 칼럼니스트의 "왜 수면은 당신의 건강에 중요한가"에서 발췌한 글들을 각색/편집하여 사용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https://platonacademy.org/29/?q=YToy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zOjc6ImtleXdvcmQiO3M6Njoi7IiY66m0Ijt9&bmode=view&idx=15061716&t=board

Max Richter [Sleep] (2015)

바쁜 일상 속 건강한 수면에 도움을 주는 음악이 있습니다. 2015년 발매된 Max Richter의 <Sleep>. 8시간 길이의 현대 클래식 음악으로, 미국 신경과학자 데이비드 이글먼의 인간의 뇌와 수면 사이클 분석과 함께 잠과 음악의 상호작용을 곡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이 음악은 BBC RADIO 3에서 생방송으로 중계된 적이 있는데, 그때까지의 가장 긴 생방송 기록을 깨트리고 기네스북에도 올랐으며, 2016년 늦은 봄 호주 시드니 명소 오페라하우스에서도 8시간에 걸쳐 연주되었습니다. 위 8시간 재생용 유튜브 음원을 남겨드립니다. 어느 하루엔가 음악과 함께 깊고 평온한 수면 시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김주환의 내면소통 <바디 스캔 명상>

덧붙여, 명상 훈련 중 이완과 더불어 숙면에 도움을 주는 한 훈련법이 있습니다. <바디 스캔 명상> 인데요. 신체 각 부위에 천천히 주의를 기울이며, 전신을 단계적으로 살피고 마음 챙김 하는 훈련법입니다. 또, 어느 밤 잠들기 전 김주환 교수의 친절한 명상 안내 음원에 따라 몸과 마음을 챙기며, 깊이 이완된 상태로 숙면을 취하시면 좋겠습니다.


잠들기 전 스마트폰과 얼마나 가까우신가요?


수면 직전의 스마트폰 사용은 수면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스마트폰에서 발생하는 푸른빛의 광선(블루라이트)이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생성을 방해하고 뇌의 각성 상태를 지속하기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눈을 피로하게 만들고 근육을 긴장하게 만든다는 것, 전자파에 노출된다는 것을 우린 익히 알고 있습니다. 또, 스마트폰을 통해 경험하는 내용들은 어떻게든 잠들기 전 당신을 방해할 것입니다. 오늘 밤부터는 수면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수면 한 시간 전부터는 스마트폰 사용을 금하고, 가벼운 독서나 편안하고 가벼운 활동과 함께 잠을 맞이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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