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두아르 마네 <폴리 베르제르의 술집>, 1881년~1882년, 런던 코톨드 미술관 소장 |
행복은 혼자서 완성할 수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보통 내 마음가짐과 노력만으로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 사람이 느끼는 행복이 정말 개인의 선택과 의지만으로 가능할까요? 복잡한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때로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조직, 부정과 부패가 만연한 환경 속에 놓이기도 합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과연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요? 행복은 단순한 정서적 만족을 넘어,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우리가 속한 사회적 환경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는 감정인지도 모릅니다.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개인과 사회가 함께 겪는 상처와 그 회복 과정에서의 관계의 의미를 깊이 있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한 사람의 아픔이 결코 그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줍니다. 우리가 서로의 고통에 귀 기울이고 함께 아파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치유가 시작된다는 사실도 함께 말입니다. 행복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불행을 나누며 서로를 위로할 수 있듯, 행복 또한 함께 나눌 때 더 풍성해질 수 있습니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배우고 익혀야 할 기술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사랑이란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태도에서 비롯되며, 이러한 관계 속에서 인간은 더욱 깊은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조화를 이루게 된다고 강조합니다. 사랑은 나를 넘어 타인을 향하는 실천이며,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 성숙하고 풍요로운 삶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좋은 직장, 높은 연봉, 넓은 집과 같은 현대인이 행복의 척도라고 믿는 요소들만으로 삶이 온전히 충족되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좋은 환경에 있어도, “나만 행복하면 된다”는 태도는 우리를 타인과 사회로부터 단절된 존재로 만들기 쉽습니다.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찾고,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발견할 때 더 깊은 만족을 느낍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행복을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더 넓은 시야에서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그 안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살아가려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면서도, 동시에 사회 속에서 함께 이루어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가 조금씩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애쓴다면, 보다 지속 가능하고 진정한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요? 행복은 결코 혼자서 완성되는 감정이 아닙니다. 나누고, 공감하고, 함께하는 가운데 더 깊고 단단해지는 감정이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
이번 호에는 북클럽 오리진 대표 전병근 지식큐레이터의 선정 도서와 추천사가 함께 실립니다. |
📚 『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황문수 옮김, 문예출판사, 2019 |
사랑의 대상 우리는 성애의 중요한 요인, 곧 '의지'라는 요인을 무시하고 있다.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결코 강렬한 감정만은 아니다. 이것은 결단이고 판단이고 약속이다. 만일 사랑이 감정일 뿐이라면, 영원히 서로 사랑할 것을 약속할 근거는 없을 것이다. 감정은 생겼다가 사라져버릴 수 있다. 내 행위 속에 판단과 결단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어떻게 내가 이 사랑이 영원하리라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인가.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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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행복은 한껏 즐기는 데 있고 만족스런 소비로 실현되는 것처럼 보인다. 정신분석학자이면서 사회심리학자인 저자는 성숙한 인간이 발휘할 수 있는 퍼스낼리티의 온전한 실현이 사랑이며, 이것이 참 행복에 이르는 기술임을 쉽게 풀어 이야기한다. 나아가 사회는 인간의 사회적이고 사랑할 줄 아는 본성이 그의 사회적 존재와 분리되지 않고 일체를 이루는 방식으로 조직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여전히 고전이다. 전병근 지식큐레이터 |
📚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문학동네, 2021 |
인간이 인간에게 어떤 일을 저지른다 해도 더 이상 놀라지 않을 것 같은 상태... 심장 깊은 곳에서 무엇인가가 이미 떨어져 나갔으며, 움푹 파인 그 자리를 적시고 나온 피는 더 이상 붉지도, 힘차게 뿜어지지도 않으며, 너덜너덜한 절단면에서는 오직 단념만이 멈춰줄 통증이 깜박이는.... 그게 엄마가 다녀온 곳이란 걸 나는 알았어. (p.316) |
어느 심리학자의 말마따나 행복이 아이스크림 같은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인간의 행복은 그런 감각의 충족 차원을 넘어서기에 지금 같은 풍요의 시대에도 문제로 다가온다. 타인의 고통을 알고도 나는 행복할 수 있는가.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이 소설 속에서 주인공 경하와 인선, 인선의 어머니 정심의 행적은 뜻밖에도 어떤 고통과 수난의 길이 행복으로 향하는 길일 수도 있음을 생각해 보게 만든다. 전병근 지식큐레이터 |
📚 『인간은 의례를 갈망한다』 디미트리스 지갈라타스 지음, 김미선 옮김, 민음사, 2024 |
의례의 힘 이용하기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 중에 등장한 새로운 종류의 예식들은 의례에 관하여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드러낸다. 의례는 일반적으로 변화에 저항하지만 인간이 그것 없이 살기에는 너무나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므로 새로운 상황에 맞추어 빠르게 조정될 수 있다. 이런 적응은 이전부터 있었고 앞으로도 다시 일어날 것이다. (p.348) |
인간은 알면 알수록 뿌리 깊이 사회적 동물이다. 지금도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의례가 이어지는 것을 봐도 그렇다. 인지과학자이면서 현장조사 경험도 풍부한 인류학자인 저자는 학제적 접근올 통해 인간과 의례의 숙명적인 관계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각자도생의 시대, 갈수록 경쟁과 갈등, 대결이 심해져 가는 지금 개인이나 공동체 차원에서 연대와 결속을 위한 건강한 의례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다. 전병근 지식큐레이터 |
📚 『일리아스 또는 힘의 시』 시몬 베유 지음, 이종영 옮김, 리시올, 2021 |
모든 사람은 태어나면서 폭력으로 인해 고통받도록 운명 지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눈앞의 정황만을 따르는 제국은 사람의 정신이 이 진실을 외면하도록 만듭니다. 절대적으로 강한 강자는 없습니다. 절대적으로 약한 약자도 없지요. 하지만 강자건 약자건 이 진실을 모릅니다. 강자와 약자는 서로가 동일한 종에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결코 생각하지 못합니다. 자신의 행위가 돌고 돌아 언젠간 자신을 무릎 꿇게 할 것임을. (p.27) |
『일리아스』는 서양에서 가장 오래된 문학 작품 중 하나이자 지금까지도 최상의 작품으로 손꼽히는 서사시다. 20세기 전쟁의 시대, 지식인 중에서도 누구보다 치열하게 시대를 고민하고 그 이상으로 헌신적으로 살았던 저자는 이 불멸의 고전에 대한 독자적인 해석을 통해 인간 실존의 방식으로서의 힘과 전쟁, 사랑의 문제를 새롭게 조명한다. 전 지구 차원에서나 특히 국내에서도 야만과 폭력이 횡행하는 지금 펼쳐볼 책이다. 전병근 지식큐레이터 |
📺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I 고전5미닛 (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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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의 아리스토텔레스가 쓴 고대 그리스 도덕론의 정점이요, 서양 윤리학의 사상적 골격이 된 고전. *유료 협찬 콘텐츠로 2025.5.31까지 시청 가능합니다. |
📺 행복 순위 최하위권 한국. 행복이 숙제가 되고 있다 I EBS 지식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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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과 운, 행복의 두가지 측면. 우연의 행복을 허하라. |
📺 You Don't Find Happiness, You Create It I TEDx Talks (15:32) |
"직장이든 이웃이든, 친구든 가족이든 관계에 시간과 마음을 쏟는 일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행동 중 하나입니다." |
📺 사회문제와 행복 I 행복을 찾아서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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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행복은 사회의 질에 의해서 큰 영향을 받는다. 사회의 질이 높을수록 국민은 더욱 행복해진다. |
인문 큐레이션 레터 《위클리 지관》 어떠셨나요? 당신의 소중한 의견은 저희를 춤추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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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두아르 마네 <폴리 베르제르의 술집>, 1881년~1882년, 런던 코톨드 미술관 소장
행복은 혼자서 완성할 수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보통 내 마음가짐과 노력만으로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 사람이 느끼는 행복이 정말 개인의 선택과 의지만으로 가능할까요? 복잡한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때로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조직, 부정과 부패가 만연한 환경 속에 놓이기도 합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과연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요? 행복은 단순한 정서적 만족을 넘어,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우리가 속한 사회적 환경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는 감정인지도 모릅니다.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개인과 사회가 함께 겪는 상처와 그 회복 과정에서의 관계의 의미를 깊이 있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한 사람의 아픔이 결코 그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줍니다. 우리가 서로의 고통에 귀 기울이고 함께 아파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치유가 시작된다는 사실도 함께 말입니다. 행복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불행을 나누며 서로를 위로할 수 있듯, 행복 또한 함께 나눌 때 더 풍성해질 수 있습니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배우고 익혀야 할 기술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사랑이란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태도에서 비롯되며, 이러한 관계 속에서 인간은 더욱 깊은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조화를 이루게 된다고 강조합니다. 사랑은 나를 넘어 타인을 향하는 실천이며,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 성숙하고 풍요로운 삶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좋은 직장, 높은 연봉, 넓은 집과 같은 현대인이 행복의 척도라고 믿는 요소들만으로 삶이 온전히 충족되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좋은 환경에 있어도, “나만 행복하면 된다”는 태도는 우리를 타인과 사회로부터 단절된 존재로 만들기 쉽습니다.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찾고,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발견할 때 더 깊은 만족을 느낍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행복을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더 넓은 시야에서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그 안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살아가려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면서도, 동시에 사회 속에서 함께 이루어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가 조금씩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애쓴다면, 보다 지속 가능하고 진정한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요? 행복은 결코 혼자서 완성되는 감정이 아닙니다. 나누고, 공감하고, 함께하는 가운데 더 깊고 단단해지는 감정이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사랑의 대상
우리는 성애의 중요한 요인, 곧 '의지'라는 요인을 무시하고 있다.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결코 강렬한 감정만은 아니다. 이것은 결단이고 판단이고 약속이다. 만일 사랑이 감정일 뿐이라면, 영원히 서로 사랑할 것을 약속할 근거는 없을 것이다. 감정은 생겼다가 사라져버릴 수 있다. 내 행위 속에 판단과 결단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어떻게 내가 이 사랑이 영원하리라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인가. (p.87)
인간이 인간에게 어떤 일을 저지른다 해도 더 이상 놀라지 않을 것 같은 상태... 심장 깊은 곳에서 무엇인가가 이미 떨어져 나갔으며, 움푹 파인 그 자리를 적시고 나온 피는 더 이상 붉지도, 힘차게 뿜어지지도 않으며, 너덜너덜한 절단면에서는 오직 단념만이 멈춰줄 통증이 깜박이는....
그게 엄마가 다녀온 곳이란 걸 나는 알았어.
(p.316)
의례의 힘 이용하기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 중에 등장한 새로운 종류의 예식들은 의례에 관하여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드러낸다. 의례는 일반적으로 변화에 저항하지만 인간이 그것 없이 살기에는 너무나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므로 새로운 상황에 맞추어 빠르게 조정될 수 있다. 이런 적응은 이전부터 있었고 앞으로도 다시 일어날 것이다. (p.348)
모든 사람은 태어나면서 폭력으로 인해 고통받도록 운명 지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눈앞의 정황만을 따르는 제국은 사람의 정신이 이 진실을 외면하도록 만듭니다. 절대적으로 강한 강자는 없습니다. 절대적으로 약한 약자도 없지요. 하지만 강자건 약자건 이 진실을 모릅니다. 강자와 약자는 서로가 동일한 종에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결코 생각하지 못합니다. 자신의 행위가 돌고 돌아 언젠간 자신을 무릎 꿇게 할 것임을. (p.27)
『일리아스』는 서양에서 가장 오래된 문학 작품 중 하나이자 지금까지도 최상의 작품으로 손꼽히는 서사시다. 20세기 전쟁의 시대, 지식인 중에서도 누구보다 치열하게 시대를 고민하고 그 이상으로 헌신적으로 살았던 저자는 이 불멸의 고전에 대한 독자적인 해석을 통해 인간 실존의 방식으로서의 힘과 전쟁, 사랑의 문제를 새롭게 조명한다. 전 지구 차원에서나 특히 국내에서도 야만과 폭력이 횡행하는 지금 펼쳐볼 책이다. 전병근 지식큐레이터
만년의 아리스토텔레스가 쓴 고대 그리스 도덕론의 정점이요, 서양 윤리학의 사상적 골격이 된 고전.
*유료 협찬 콘텐츠로 2025.5.31까지 시청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