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오월의 신부’가 있다면 유럽에는 ‘6월의 신부’가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6월이 결혼의 달로 여겨진 데에는 이 시기에 아이를 갖게 되면 이듬해 초봄에 출산하게 되어 자녀 양육과 돌봄에 보다 적절했기 때문입니다. 본래 6월의 June은 로마 신화 속 여신 주노(Juno)의 이름에서 온 것으로, 그녀의 이름은 ‘돕다’, ‘유익하게 하다’는 뜻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주노는 생명의 활력과 다산을 상징할 뿐 아니라, 여성성과 달의 상징이기도 하며 가정과 공동체, 더 나아가 국가의 질서와 안녕을 지키는 수호신이기도 합니다. 특히 출산은 국가와 공동체의 존속에 결정적인 요인이었으므로 그녀가 생명과 여성성 뿐 아니라 국가를 지키는 호전적인 상징을 갖게 된 것도 일견 자연스럽습니다. 길을 걸으면 장미가 가득히 피어있는 계절입니다. 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꽃잎을 태우기 전에 가장 소담스럽고 생기 넘치는 이 시기의 장미는 사랑이라는 꽃말과도, 6월의 여신에게도 어울립니다. 영원을 약속하는 사랑의 맹세는 덧없음을 알지만 가장 빛나는 순간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 찰나의 빛이 머무는 6월의 전시와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
6월이었고, 세상은 장미 향기로 가득했다. 햇살은 풀밭 언덕 위에 뿌려진 황금 가루처럼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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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2025년 6월 20일(금) 오후 3시-5시 ■ 연사: 안현배 미술사학자 ■ 장소: 안동 지관서가 |
네덜란드 크뢸러-뮐러 박물관의 소장품 중 고흐의 작품 76점을 만날 수 있는 전시를 소개합니다. 크뢸러‑뮐러 미술관은 암스테르담 고흐 미술관에 이어 전 세계 두 번째로 많은 고흐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는 곳입니다. 네덜란드의 부호이자 이 미술관을 세운 헬렌 크뢸러 뮐러는 고흐의 사후, 그가 본격적인 명성을 얻기 전부터 그의 작품에 매료되어 당시로서는 저평가 되었던 그의 작품을 대거 수집하였습니다. |
헨리 반 데 벨데가 처음 설계한 아름다운 전시관을 시작으로 확장된 크뢸러-뮐러 미술관은 독특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가지고 있는 네덜란드 최대의 국립공원 안쪽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부부의 소장품 전체를 네덜란드 정부에 기부하며 박물관을 국립공원 안에 건립하는 조건을 내세웠습니다. 이것은 예술의 감상이 단순히 건물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걷고, 사색하는 과정도 감상의 연장이라고 생각한 그녀의 신념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결국 숲과 언덕, 사슴에 뛰노는 곳에서 고요하고 내밀한 박물관을 만들고자 했던 부부의 바람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 비록 차량 이동이 가능하긴 하지만 이곳에 방문한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통해 이국적인 경관을 지나 박물관으로 진입합니다. |
박물관이 위치한 오테를로는 암스테르담이나 헤이그와는 다소 떨어져 있는 곳이다 보니 일반적으로는 방문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크뢸러-뮐러 박물관의 소장품을 만나는 이번 전시는 더욱 반가운 소식이 될 것입니다. “감자 먹는 사람들”같은 네덜란드에서의 고흐의 초기 작품부터 생폴 정신병원에 입원하기 전후의 작품까지 만나실 수 있습니다. |
저 불꽃들은 닿을 수 없는 빛을 향해 뻗어 나가는 팔 같았고 반 고흐의 해바라기처럼 자기 심장을 태우고 있었어요. 마치 아래에서 타오르는 불덩어리처럼 말이죠. 그 불덩어리는 결국 아주, 아주 강한 팔에 사로잡힐 때까지 계속 지구를 떠돌 꺼에요.
― Leo de Boer, “Helene, A Woman Between Love and Art”의 헬렌 크뢸러-뮐러의 편지 중에서 |
■ 기간: 2025.3.25(화)-2025.6.22(일)■ 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 ■ 장소: 대전ㅣ대전시립미술관 1, 2, 3, 4전시실■ 안내: 042-270-7338 / 7331, 02-585-8988 |
모네에서 워홀까지: 요하네스버그 아트갤러리 소장품 특별전 ㅣ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
이번 전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아트갤러리 소장품 중 엄선된 143점을 통해 17세기부터 현대미술에 이르는 폭넓은 미술사의 흐름을 조망합니다. 17세기 네덜란드 황금기의 정물과 인물화, 19세기 영국 낭만주의와 사실주의 작품을 비롯해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 20세기 전위 예술,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유럽과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미술 작품들이 소개됩니다. 대표적으로는 모네, 르누아르, 드가, 고흐, 피카소, 마티스, 워홀 등 익숙한 거장들의 작품뿐 아니라, 아프리카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전시되어 시대를 아우르는 미술 사조의 흐름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
■ 기간: 2025.05.16.(금)~2025.08.31.(일) ■ 시간: 화-토 오전 10시-오후 7시 ■ 장소: 서울 ㅣ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 2전시관 ■ 안내: 1661-1079 |
호주 멜버른 출신으로 1980년대 후반부터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해 온 론 뮤익은 동시대 인물 조각의 표현 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시킨 작가로 평가받습니다. 그는 전통적인 조각의 접근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실리콘, 합성수지 등 현대적인 재료를 활용해 인간의 신체와 감정을 극도로 사실적으로 묘사해 왔습니다. 과장된 크기 조절과 해부학적 정밀함, 머리카락 한 올까지 구현하는 정교함은 긴장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번 전시는 론 뮤익의 30여 년의 예술 여정을 조망하는 회고전으로, 총 48점이 소개됩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작품인 호주 빅토리아 국립미술관의 소장품인 “Mass”는 백여 개의 인간 두개골을 쌓아 올려 죽음과 인류의 유한성을 인식시키는 념비적인 설치 작품입니다. 이 외에도 "Young Couple", "Chicken/Man" 등 뮤익의 대표작들이 함께 전시됩니다. |
■ 기간: 2025.5.23(금)-2025.9.21(일) ■ 시간: 화-일 오전 10시-오후 7시 |
인문 큐레이션 레터 《위클리 지관》 어떠셨나요? 당신의 소중한 의견은 저희를 춤추게 합니다🤸♂️ |
재단법인 止觀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7길 32 SK관훈빌딩 11층 수신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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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6월의 June은 로마 신화 속 여신 주노(Juno)의 이름에서 온 것으로, 그녀의 이름은 ‘돕다’, ‘유익하게 하다’는 뜻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주노는 생명의 활력과 다산을 상징할 뿐 아니라, 여성성과 달의 상징이기도 하며 가정과 공동체, 더 나아가 국가의 질서와 안녕을 지키는 수호신이기도 합니다. 특히 출산은 국가와 공동체의 존속에 결정적인 요인이었으므로 그녀가 생명과 여성성 뿐 아니라 국가를 지키는 호전적인 상징을 갖게 된 것도 일견 자연스럽습니다.
길을 걸으면 장미가 가득히 피어있는 계절입니다. 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꽃잎을 태우기 전에 가장 소담스럽고 생기 넘치는 이 시기의 장미는 사랑이라는 꽃말과도, 6월의 여신에게도 어울립니다. 영원을 약속하는 사랑의 맹세는 덧없음을 알지만 가장 빛나는 순간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 장소: 안동 지관서가
불멸의 화가 반 고흐ㅣ대전 시립미술관
■ 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
■ 장소: 대전ㅣ대전시립미술관 1, 2, 3, 4전시실
■ 안내: 042-270-7338 / 7331, 02-585-8988
■ 안내: 1661-1079
론 뮤익 개인전 ㅣ서울 국립현대미술관
이번 전시는 론 뮤익의 30여 년의 예술 여정을 조망하는 회고전으로, 총 48점이 소개됩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작품인 호주 빅토리아 국립미술관의 소장품인 “Mass”는 백여 개의 인간 두개골을 쌓아 올려 죽음과 인류의 유한성을 인식시키는 념비적인 설치 작품입니다. 이 외에도 "Young Couple", "Chicken/Man" 등 뮤익의 대표작들이 함께 전시됩니다.
■ 안내: 070-4047-5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