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작가가 거꾸로 든 붓대로 캔버스에 소용돌이 모양의 구멍을 뚫은 작품을 발표했을 때 전세계는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당시 파시즘의 종식을 맞은 이탈리아의 예술계는 필사적으로 프로파간다의 망령과 자국의 정체성을 지우고 범유럽적인 것을 추구하던 시기였습니다. 무거운 연기(緣起)의 수레바퀴가 반복되는 시대였지만 루치오 폰타나(Lucio Fontana)를 구속하지는 못했습니다. 그가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거쳐 마침내 캔버스로부터 해방시킨 예술은 무한한 공간의 영역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추위가 가시지 않은 초봄에 싹을 틔우는 모든 생명은 캔버스를 베고 나온 작품과 같은 투쟁의 산물입니다. 3월의 공기는 여전히 서늘하지만, 봄이 왔다는 것을 아는 생명들이 이곳저곳에서 기적과 해방의 순간을 만들어 냅니다. 기술문명의 화두에 압도되어 있는 지금, 우리는 나름의 대응책을 찾느라 분주하지만 사실 우리를 포함한 모든 생명은 쏟아지는 온갖 담론보다 더 큰 존재일 것입니다. 3월의 전시와 공연을 통해 우리 안의 가능성을 지관止觀 하고 체험하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
우리는 예술의 진화를 이어간다. 문명을 이끌어온 체계는 변화하고 있다. 평화롭고 안락한 삶은 끝났다. 속도는 인류의 삶의 상수가 되었다. 과거의 정적인 이미지는 동적인 표현에 대한 욕구, 끊임없이 움직이는 기술문명에 의한 생활 방식에 익숙해진 현대인을 더 이상 만족시키지 못한다. 변화는 존재의 본질적인 속성이다. 그 발전은 영원하다. 우리는 미학적 기교를 벗어난 예술을 추구한다. 우리는 사변적인 예술이 만들어낸 거짓된 미학을 거부한다.
우리는 인간의 모든 경험을 타고난 본성과 결합시켜 존재의 참된 현현을 이루고자 한다. 우리는 미술사에서 유래없이 자연과 가까워질 것이다. 이 새롭고 통합된 예술은 존재를 총체적으로 인식하는 새로운 의식으로부터 탄생한다. 수천 년에 걸친 분석적 예술의 발전이 끝나고 융합의 순간이 도래했다. 새로운 예술은, 인류의 모든 에너지를 창조와 해석에 생산적으로 쏟을 것을 요구한다. -1946, 루치오 폰타나, 『백색선언(Manifiesto blanco)』 중에서 선별하여 발췌 |
공간주의(Spatialism)의 창시자이자 20세기 미술의 거장 루치오 폰타나의 작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혁명적입니다. 강릉의 솔올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1940년대부터 60년대까지의 초기작품이 전시되고 『공간환경(Ambiente spaziale) 』 연작들을 그대로 재현한 작품들이 소개됩니다. |
폰타나의 작업은 단순히 캔버스를 파괴하는 행위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공간과 차원을 시각화하고, 관람자로 하여금 작품 너머의 무한한 가능성을 상상하게 하게 합니다. |
캔버스를 뚫고 나온 그의 예술은 전통을 극복하고 다차원적인 미술 양식을 추구하며 캔버스라는 2차원의 미술을 4차원의 시공간으로 확장시켰습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거침 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했으나 한 편으로는 물질과 표현 양식의 한계에 구속되지 않고 존재와 예술의 궁극적 자유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
■ 기간: 2024.2.14.(수)-2024.4.14.(일) ■ 시간: (동절기)오전 10시-오후 6시(예약필수) |
두 번째로 현대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설치미술가로 알려진 필립 파레노(Philippe Parreno)의 전시 <보이스>를 소개합니다. 리움 미술관이 개관 후 처음으로 6개 공간 전관을 열어준 전시이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는 파레노의 작품세계를 총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시로, 30여년에 걸친 활동을 대표하는 주요 작품과 신작을 선보입니다. |
그는 언어개발자, 사운드 전문가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하며, 회화, 조각, 사운드 인스톨레이션, 비디오아트등 다양한 메체와 형태로 작품을 제작합니다. 그의 작품은 선형적인 시간의 흐름을 벗어나 다양한 시간대와 장소를 오가며 작품과 관객의 상호작용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A>는 화제성을 잃은 캐릭터(목소리·배우 배두나)가 AI 언어를 습득하고, 미술관 야외 데크에 설치된 <막(膜)>과 상호작용하며 발화의 주체로 성장합니다. 이 탑은 외부의 소리와 자극을 흡수해 데이터를 수집한 뒤 AI 기술을 통해 이를 소리로 변조, 재생산합니다. 이 시스템은 작가의 총체적인 설계를 통해 전시 공간의 작품과 시설과 연동되며 전시관 자체가 유기적인 생물과 같이 기능하는 인상을 줍니다. |
■ 기간: 2024.2.28.(수)-2024.7.7.(일) ■ 시간: 화-일 오전 10시-오후 6시 |
서울ㅣ《알프레히트 뒤러: 문자와 삽화 판화전》 알브레히트 뒤러는 르네상스 유럽을 대표하는 화가이자 판화가로 "독일 미술의 아버지", "북유럽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불리웁니다. 자화상을 독립적인 장르로 개척한 최초의 화가이기도 합니다. 그는 대담한 독창성과 재능을 바탕으로 과학적 지식을 작품에 적용했을 뿐만 아니라, 당대 대중적인 매체인 판화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유럽 전역에서 큰 명성을 얻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1996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이후 약 30년만에 뒤러의 3대 목판화와 4대 동판화가 모두 소개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 기간: 2023.12.19.(화)-2024.3.31.(일) ■ 시간: 화-일 오전 10시-오후6시 |
서울ㅣ《금난새 with SOLOISTS》 ■ 일시: 2024.3.15.(금) 오후 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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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2024.3.24.(일) 오후 7시 30분
■ 장소: 서울ㅣ롯데콘서트홀 ■ 안내: 1544-3901 |
인문 큐레이션 레터 《위클리 지관》 어떠셨나요? 당신의 소중한 의견은 저희를 춤추게 합니다🤸♂️ |
(재)플라톤 아카데미 인문 큐레이션 레터 위클리 지관을 발행합니다.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2길 19 SK에코플랜트 15층 수신거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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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작가가 거꾸로 든 붓대로 캔버스에 소용돌이 모양의 구멍을 뚫은 작품을 발표했을 때 전세계는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당시 파시즘의 종식을 맞은 이탈리아의 예술계는 필사적으로 프로파간다의 망령과 자국의 정체성을 지우고 범유럽적인 것을 추구하던 시기였습니다. 무거운 연기(緣起)의 수레바퀴가 반복되는 시대였지만 루치오 폰타나(Lucio Fontana)를 구속하지는 못했습니다. 그가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거쳐 마침내 캔버스로부터 해방시킨 예술은 무한한 공간의 영역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추위가 가시지 않은 초봄에 싹을 틔우는 모든 생명은 캔버스를 베고 나온 작품과 같은 투쟁의 산물입니다. 3월의 공기는 여전히 서늘하지만, 봄이 왔다는 것을 아는 생명들이 이곳저곳에서 기적과 해방의 순간을 만들어 냅니다. 기술문명의 화두에 압도되어 있는 지금, 우리는 나름의 대응책을 찾느라 분주하지만 사실 우리를 포함한 모든 생명은 쏟아지는 온갖 담론보다 더 큰 존재일 것입니다.
3월의 전시와 공연을 통해 우리 안의 가능성을 지관止觀 하고 체험하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예술의 진화를 이어간다. 문명을 이끌어온 체계는 변화하고 있다. 평화롭고 안락한 삶은 끝났다. 속도는 인류의 삶의 상수가 되었다. 과거의 정적인 이미지는 동적인 표현에 대한 욕구, 끊임없이 움직이는 기술문명에 의한 생활 방식에 익숙해진 현대인을 더 이상 만족시키지 못한다. 변화는 존재의 본질적인 속성이다. 그 발전은 영원하다. 우리는 미학적 기교를 벗어난 예술을 추구한다. 우리는 사변적인 예술이 만들어낸 거짓된 미학을 거부한다.
우리는 인간의 모든 경험을 타고난 본성과 결합시켜 존재의 참된 현현을 이루고자 한다. 우리는 미술사에서 유래없이 자연과 가까워질 것이다. 이 새롭고 통합된 예술은 존재를 총체적으로 인식하는 새로운 의식으로부터 탄생한다. 수천 년에 걸친 분석적 예술의 발전이 끝나고 융합의 순간이 도래했다. 새로운 예술은, 인류의 모든 에너지를 창조와 해석에 생산적으로 쏟을 것을 요구한다.
-1946, 루치오 폰타나, 『백색선언(Manifiesto blanco)』 중에서 선별하여 발췌
공간주의(Spatialism)의 창시자이자 20세기 미술의 거장 루치오 폰타나의 작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혁명적입니다. 강릉의 솔올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1940년대부터 60년대까지의 초기작품이 전시되고 『공간환경(Ambiente spaziale) 』 연작들을 그대로 재현한 작품들이 소개됩니다.
■ 안내: 033-641-3376
필립파레노 作 자료출처 리움미술관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A>는 화제성을 잃은 캐릭터(목소리·배우 배두나)가 AI 언어를 습득하고, 미술관 야외 데크에 설치된 <막(膜)>과 상호작용하며 발화의 주체로 성장합니다. 이 탑은 외부의 소리와 자극을 흡수해 데이터를 수집한 뒤 AI 기술을 통해 이를 소리로 변조, 재생산합니다. 이 시스템은 작가의 총체적인 설계를 통해 전시 공간의 작품과 시설과 연동되며 전시관 자체가 유기적인 생물과 같이 기능하는 인상을 줍니다.
■ 안내: 02-2014-6900
■ 안내: 032-290-2029
■ 안내: 02-2288-2864
■ 안내: 1544-3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