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지관]💌"나는 몰입했었다. 고로 행복하다."

관리자
2022-06-15

   #지관서가#위클리지관#몰입#행복#인문과예술#몰입의즐거움#긍정심리학#예술가의일#웨플래쉬#최고의나를만나다#물입의장애물



어제 무엇에 몰입하셨나요? 이번 호는 세계적인 인문 교양서, 예술가들의 작품과 생애를 담은 책, 맹렬한 템포의 영화를 바탕으로 '몰입'에 대해 알아봅니다.

 📚 『몰입의 즐거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이희재 옮김, 해냄출판사, 2021.05)
행복은 몰입을 통해서 가능하다 

대부분 '삶을 행복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실 겁니다. 하지만 저자는 '행복은 몰입이라는 경험에서 온다'고 주장합니다.


“삶을 훌륭하게 가꾸어주는 것은 행복감이 아니라 깊이 빠져드는 몰입이다. 몰입해 있을 때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 행복을 느끼려면 내면의 상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그러다 보면 정작 눈앞의 일을 소홀히 다루기 때문이다. (...) 일이 마무리된 다음에야 비로소 지난 일을 돌아볼 만한 여유를 가지면서 자신이 한 체험이 얼마나 값지고 소중했는가를 다시 한 번 실감하는 것이다(46쪽).”


사실 위 인용문에서 몰입만큼 중요한 요소는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왜냐하면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이미 충분한 노력과 집중을 하기 때문이죠. 문제는 몰입의 지속과 몰입 이후의 의미화 작업입니다. 이것은 업무 피드백보다 폭 넓은 접근이 필요합니다.

저자는 즐거움과 행복에 이르는 최선의 방법으로 '일에 몰입하기'를 강조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휴식과 대비되는 노동'이라는 대한 선입견에서 벗어나 자신의 정체성과 삶을 구축하는 중심으로서 일을 대하라고 주문합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몰입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근무 환경이나 보상이 나쁘다거나, 일의 난이도가 개인의 역량보다 너무 높다거나, 어쩔 수 없이 시켜서 하는 일인 경우죠. 저자는 우선 변화 가능한 요소들을 개선하며 "자신이 원하는 일을 늘려야"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즉각 반론이 떠오릅니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세상이 달라졌다고 해도 회사는 똑같아!' 네, 맞습니다. 회사에서 사원이 변화를 이끌어낼 가능성은 희박하죠. 따라서 책을 바탕으로 재해석한 아래 글은 모두가 아닌, 각 단체의 리더분들 혹은 자신의 삶의 조건 안에서 주체성을 강화하고 싶은 분들께 전하고 싶습니다.

첫째, 구성원(혹은 자신)에게 '몰입'을 강제하기 전에, 구성원이 스스로 몰입하도록 자유도를 높이고 그 성과에 알맞은 보상을 제시해 주세요. 둘째, 구성원이 그 일을 사회적 가치와 개인의 행복으로 연관 지을 수 있도록 일의 비전을 실무자(동료, 전문가)와 함께 논의해보세요. 셋째, 구성원들의 개별 역량과 그것의 발현 조건을 파악하여 몰입할 근무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넷째, 일의 기조를 정할 때 불필요한 절차를 없애고 차별 없는 대화를 통해 '몰입에의 참여와 순환'을 이끌어주세요. 그러한 유연하며 상호적인 체계에서야 몰입을 확산하고 지속할 수 있을 겁니다.

어때요? 참 쉽죠?👨‍🎨 저도 타당하고 자연스러운 말을 있는 그대로 실천한다는 게 가장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답을 찾는 일에 몰입할 겁니다. 늘 그래왔듯이.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긍정 심리학(개정판)』, 마틴 셀리그만 (김인자 우문식 옮김, 물푸레, 2020.06)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마틴 셀리그만은 이 책 4장에서 “물질의 보상보다 몰입의 경험을 추구하라”고 주장합니다. 인간이 진정 행복하기 위해선 순간적인 쾌락과 지속적인 만족을 구분해야 하며, ‘행복’에 대한 통념과 강박 너머에 있는 삶의 의미와 목적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 중심에 몰입하는 '일'이 있습니다. 취미활동, 자기 계발, 가족이나 사회에서의 과업 등에는 자신의 능력과 그에 걸맞은 과제를 적절히 수행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개인의 독특한 강점이 발현하며 상황을 주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는 것이죠. 그것이 반복되고 강화되면 긍정적인 삶의 해석으로, 해석은 다가올 삶에 대한 선명한 비전으로 승화되겠지요.


 📚 『예술가의 일』 조성준 (작가정신, 2021.09)

몰입은 더 나은 세상으로 향하는 통로다


이 책에는 전설이 된 예술가 33인의 과업과 그 몰입의 여정이 담겨 있습니다. 자신의 독특한 페르소나들을 음악으로 표현한 록스타 데이비드 보위, 한국 최초의 여성 감독 박남옥, 기행만큼 급진적으로 곡을 해석하던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 우리의 시선 자체를 수수께끼로 제시한 르네 마그리트 등. 그들의 대표 작품과 생생한 육성이 담긴 생애를 함께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니진스키는 재능 저 너머의 영역으로 뛰어들었다. 세상에 없던 몸짓을 창조하며 현대무용 역사를 바꿨다. 천재는 태어나고, 전설은 만들어진다. 천재이면서도 그것만은 아닌 니진스키는 자신을 전설로 만들었다.(57쪽)”

그들의 삶이 회자되는 이유는 작품이 탁월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 시대의 요구와 운명을 가장한 운(運), 그리고 일생을 건 노력과 몰입의 드라마가 있어서 가능한 것입니다. 물론 작품과 예술가의 생애를 병치하는 일은 작품 자체의 감상을 방해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그들이 몰입했던 인생 테마를 탐구하는 일은 우리 삶의 새로운 이해와 주체적인 인생관 형성을 돕습니다. 한 시대를 살아가는 동등한 인간으로서 우리는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더 많기 때문이죠. 예술가는 자신에 관한 탐구와 표현으로부터 인간에 대한 성찰과 직관을 끌어냅니다. 이러한 비전은 개인과 사회의 경직된 요소들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아래 영상은 1987년 데이비드 보위가 베를린 장벽 앞에서 공연한 <Heros>라는 곡입니다. 이 라이브는 서독은 물론 장벽 너머 동독의 사람들의 가슴을 울려 자유와 평화에 대한 열망에 불을 지 2년 뒤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리는 기폭제 역할을 합니다. 

*사진을 누르시면 가사가 한글로 번역된 라이브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We can be heros! Just for one day(우리도 영웅일 수 있어! 단 하루일지라도)."


보위가 주문한 ‘단 하루’들이 연결된 것을 우리는 미래라고 부르죠. 위클리 지관은 오늘도 자신의 과업에 몰입하며 세계의 아침을 밝히는 분들을 응원합니다!

 🎥 《위플래쉬》 데이미언 셔젤 (출연: 마일즈 텔러, J. K. 시몬스 2015.03)

앞서 소개한 "몰입의 즐거움"에 이르기 위해서 우리는 실력을 갖춰야 하며 실력 향상을 위해서는 믿을 수 있는 조력자가 있어야 합니다. 영양가 높고 시의적절하며 정확한 조언을 해주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죠. ‘나’를 이해하는 만큼 ‘나의 일’에 대한 이해도가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예술가의 천재성만을 신격화하는 단면적인 영화들과 달리, 인물들의 입체성과 생동감을 살려내는 각본과 연출로 강렬한 매혹을 갖췄습니다. 주인공 앤드류를 사납게 개조하는 플레쳐 선생은 완벽주의 폭압자 혹은 조력자 사이에 아슬하게 걸쳐 있는데요. 플레쳐는 드러머를 꿈꾸는 학생 앤드류를 가혹하게 가르치죠. 앤드류는 그의 폭력적인 템포에 발맞추기를 버거워하지만, 그럴수록 플레쳐는 더한 독기로 몰아세우며 완벽한 템포를 주문합니다.

영화는 마지막까지 우리의 예측에 '매력적인 엇박'을 내는데요. 결말마저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지만, '몰입의 조건'에 초점을 맞춰서 보자면 ‘자신을 이해하는 조력자의 유무와 그 성향, 잠재 역량의 발현 기회와 타고난 환경, 목표 의식의 유무와 의지의 세기’를 고려할 수 있겠습니다. 이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들이 담긴 영상이 있어 공유해드립니다.

*JTBC Voyage / 결말과 해석 포함 17분 내외.


📺 몰입, 최고의 나를 만나다 - 황농문 교수ㅣSBS Biz 날리지 (48분 내외)
 나의 최선은 '몰입하는 나'입니다

“몰입을 통해 생존, 행복, 자아실현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습니다.

지적 재능은 후천적입니다. 머리가 좋아지는 방식으로 학습하여야 합니다.

숙고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성장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 몰입 직원을 가로막는 6가지 장애물- 김성남 교수ㅣ휴넷TV (11분 내외)
 집단문화(관계) - 발전문화(혁신) - 합리문화(시장)가 핵심!

"많은 기업에 대한 진단 및 사례를 종합하여 대표적인 몰입의 장애요인을 6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여러분의 조직에는 이러한 장애요인이 없는 지 생각해 보면서 함께 살펴보도록 합시다."


 🏛️ 창의성의 즐거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l 고전5미닛 (5분 내외)
 몰입 상태에서 벌어지는 일들
몰입 상태에선 마치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가는 느낌', '물 흐르는 것처럼 편안한 느낌'을 받는다고 하네요. '몰입'의 개념을 창안해서 스타가 된 심리학의 대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몰입'과 '창의성'의 관계를 파헤쳐 행복한 삶의 비결을 알려드립니다!


한국 공연 문화의 중심이였던 워커힐 시어터, 국내 두 번째 빛의 시리즈 몰입형 예술 전시관 ’빛의 시어터'로 재탄생했습니다. 《구스타프 클림트, 골드 인 모션》 전시(Long Show)를 내년 3월 5일까지 그랜드 워커힐 서울 '빛의 시어터'에서 열리는데요. 클림트 뿐만 아니라 '한스마카르트, 오토 바그너, 에곤 쉴레'의 작품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전시로 이브 클랭의 《인피니트 블루》 전시(Short Show)도 놓치지 마세요!
 
  • 2022년 5월 27일부터 2023년 3월 5일까지
  • 월~목/일요일 : 10시~20시까지 (입장마감 19시)
  • 금/토요일 : 10시~21시까지 (입장마감 20시)
  • 빛의 시어터 in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서울 광진구 워커힐로 177)
🗞️함께 보면 좋은 소식
🎟 [기사]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의 새로운 예술 공간, 빛의 시어터 오픈  -채정비, 호텔앤레스토랑, 2022.05.27
🎟 [기사] SKT, 이프랜드서 차세대 K팝 스타 찾는다…메타버스 가요제 개최 -윤현성, 파이낸셜뉴스, 2022.05.27
🎟 [칼럼] 일하고 싶게끔 동기 부여하고, 직원 역량을 키워줘라 -이수민 대표, 동아일보, 2022.05.18
🎟 [칼럼] 직원의 몰입도가 높아지면 무슨 일이 생기나? -조영호 명예교수, 화성신문, 2022.06.07
🎟 [칼럼] 당신도 혹시 도파민 중독? -장근영 심리학자, BAZAAR, 2022.06.06

 ✍️ 맺는말
집중은 자신의 주의력을 한 대상에 모으는 것으로서 주체의 의지적인 면을 강조합니다. 몰입은 더 나아가 이 집중하는 대상에 자신의 주의력이 용해되어 나와 대상이 동기화된 상태를 뜻하죠. 마찬가지로 ‘무아지경(無我之境), 물아일체(物我一體)’의 핵심은 이미 다다른 일에 있지 않고, 그 일을 수행하며 형성된 ‘지향성’에 있는 겁니다. 일에 대한 몰입 자체가 행복을 보장하지 않지만, 그 밀도 높은 시간이 일상의 느슨한 시간에 작용하는 탄력이 내 삶에 무늬를 수놓아 의미를 부여하게끔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이 서툰 글도, 앞서 몰입했던 사람들의 아름다운 무늬로 재구성한 텍스트입니다. 우리의 무늬도 다음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무늬일 수 있을까요? 우선 오늘의 제 자신에게 몰입해야겠습니다. 
이서련님의 몰입하는 하루를 응원합니다.

구독 링크 공유하기! 👉신청하기
지난 위클리 지관이 궁금하다면? 👉보러가기
(재)플라톤아카데미
platon@platonacademy.org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92-18 02-3771-5893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