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72] 똑똑, 문을 열어주세요🚪

이치훈
2025-01-08


똑똑, 새해가 도착했습니다. 겨울의 풍경처럼 우리네 일상의 풍경도 몹시 춥고 시리고 꽁꽁 얼어붙었던 사이,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이천이십오년에 와있습니다. 유난히 사무친 것이 많아 묵은해를 툴툴 털어 보내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만 새해, 새달, 새날의 펼쳐짐 앞에 새 마음으로 깨어있으시기를 바랍니다. 매 순간 새롭게 펼쳐지는 지금임을 기억하며, 소한(小寒)의 혹한에도 마음이 움츠리지 않고 세상을 향해 활짝 열려있기를 바랍니다.


직장 동료나 후배에게 개인적인 의견을 꺼내는 일이 점점 어려워집니다. “꼰대”라고 생각하진 않을까 싶어서요. 필요하고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일 것 같아 말을 꺼내다가도 그만 목 끝에서 삼키고 맙니다. 통계청 연구에 따르면, “꼰대” 단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4년 사이에 많이 증가했습니다. “꼰대”의 어원을 아시나요? 대표적으로 두 가지 가설이 있는데요. 하나는, 영남 사투리 “꼰데기"에서 나왔습니다. 번데기처럼 주름이 자글자글한 늙은이라는 뜻에서 꼰데기라고 부르다가 꼰데, "꼰대"가 되었다는 주장입니다. 또 하나는, 프랑스어로 백작을 지칭하는 “Conte”를 일제 강점기 시대 일본어 발음으로 "콘테"라고 부르는 것에서 유래되었다는 주장입니다.


새해에 들면서 나이에 또 한 살이 붙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삶의 풍경의 많은 것이 점점 고착화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사고 방식’도요. 살펴보면, 점점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주로 만나게 되고, 나와 생각이나 가치관이 다른 사람은 꺼리게 되고 그의 말이 귀나 가슴에 와닿지가 않습니다. 그러다 생각의 길과 마음의 문은 점차 좁아지고 굳어져 갑니다. ‘내가 옳다’는 생각은 점점 살이 쪄갑니다. 내 생각과 신념에 의문을 제기하고, 되짚어보기는 갈수록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마음이 "꼰데기"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의식적인 노력과 연습이 필요합니다. ‘나는 마음이 꽤 열려있는 편이야’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많은 연구는 대부분의 성인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관점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합니다. 자연스럽게도요.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의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다산초당, 2022)” 책에는 ‘내가 틀릴 수 있어. 내가 다 알지는 못해’ 라는 생각에 익숙해지는 것만큼이나 우리가 확실하게 행복해질 방법은 흔치 않습니다. 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 이것은 쉽지 않지만 매우 가치 있는 작업입니다. 마음을 열고 세상을 지혜롭게 바라보게 하는 열쇠입니다. 오늘은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열린 마음을 기르는 연습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열린 마음을 기르는 연습법>

1. 편견을 인정하기

우리 모두는 어느 정도의 "암묵적 편견"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모르는 사이에 주변 환경으로부터 오랫동안 습득해 온 것이다. 예를 들어, 나이나 외모에 대한 고정관념 같은 것들이죠. 어느 학자는 이를 "문화가 뇌에 남긴 지문"이라고 표현합니다. 우리 모두는 무의식적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 이를 인정하는 것이 마음의 문을 여는 실천의 첫걸음입니다.


2. 호기심 키우기

낯선 것을 만났을 때 우리에겐 두 가지의 선택지가 있습니다. 1) 두려워하며 피하기 2) 호기심을 가지고 탐구하기 이때, 적극적으로 호기심을 선택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낯선 것을 만날 때 떠오르는 두려움이나 피하고 싶은 마음을 향해, "왜 이런 마음이 들까?" 하고 살펴보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을 때도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라고 물어보면서 대화를 부드럽게 이어가 보세요. 자신과 다른 세계관을 만났을 때, 그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적극적인 호기심이 필요합니다.


3. 평정심 유지하기

두려움을 기반으로 한 공포, 화, 스트레스 등 부정적 감정의 경험은 마음을 닫히게 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리는 새롭거나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마음을 열고 싶지 않게 되지요. 하지만 삶은 늘 한치도 예상할 수 없는 새로움의 연속입니다. 깊은 호흡으로 나의 감정을 다스리며, 나와 다른 관점에 대한 방어적인 태도를 내려놓는 연습을 해보세요. 매일 잠깐이라도 조용히 앉아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 산책과 음악 감상의 시간은 평정심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4.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기

마음을 여는 것은 흔히 일방통행으로 생각됩니다. 즉, 주변 세계에 마음을 열거나 그렇지 않거나 둘 중 하나. 하지만 마음을 여는 가장 좋은 조건은 양방향입니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의 대화는 양방향 학습의 좋은 기회입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일부 "암묵적 편견"은 사라져 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성적 지향, 인종, 피부색에 대한 편견이 그런데요, 반면 나이, 체중, 장애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이유는, 요즘은 대부분의 사람이 LGBT 커뮤니티 구성원들과 사회에서 함께 사는 반면 나이와 장애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친구 관계를 생각해보세요. ‘여러분 친구 중 몇 명이 나와 다른 세대인가요?’) 일상에 마주하는 사람들을 더 다양하게 만들수록 원치 않는 암묵적 편견을 벗어버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위 글은 2024년 12월 24일 발행된 조종희 칼럼니스트의 "열린 마음의 자세를 연습하는 법"에서 발췌한 글들을 각색/편집하여 사용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https://www.platonacademy.org/29/?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36482532&t=board

New Year's Concert in Vienna

묵은 해를 털고 새해를 맞이하는 자신만의 의식을 가지셨나요? 일출을 보러가거나, 제야의 종소리에 맞춰 두손 모으고 다짐을 하거나, 빈 필하모니의 라데츠키 행진곡을 감상하거나요. 영미권에서는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리추얼로 부르는 축가가 있습니다. “작별”이라는 곡목의 졸업식 환송곡으로 친근한 스코틀랜드의 민요 <Auld Lang Syne>. 우리 나라에서는 광복 이후 정부수립 전까지 이 곡조에 맞춰 애국가를 불렀다고 합니다. "Auld Lang Syne"은 스코트어로 "오랜 옛날부터, Old Long Since"를 뜻합니다.

Auld Lang Syne - Dean Martin & Frank Sinatra

작별은 늘 새로운 시작과 함께합니다. 겨울과 봄처럼 이어져있지요. 새해 새날에 도착하고도 채 흘려보내지 못한 어제들의 감정이 있다면, 이 노래와 함께 씻어내시면 좋겠습니다. 1950-60년대 미국 엔터테인먼트계를 주름잡았던 'Rat Pack'의 Frank Sinatra와 Dean Martin이 듀엣으로 들려주는 스윙, 재스 버전의 "Auld Lang Syne"을 남깁니다. 이 노래가 여러분의 마음의 문을 한 뼘 더 열어주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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