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 주제는 ‘행복’입니다. 행복의 정의부터 행복에 이르는 방법론 그리고 행복에 관한 고전 문학을 살펴봅니다. 이번 호에는 독문학 번역가 전영애 교수의 선정 도서와 추천사가 함께 실립니다. *이벤트 공지: 3월 8일 수요일까지 레터 하단에 있는 '좋았어요/별로였어요' 버튼으로 설문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
📚 『행복의 조건』 조지 베일런트 (이덕남 옮김, 프런티어, 2010) |
변화하기 시작한 것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정원을 가꾸는 일은 스러져가는 노년의 삶에 귀감이 되고 메타포가 된다. 훌륭한 정원사들은 생산적인 성취도가 높다. 그들은 나이가 들면 ‘의미의 수호자’가 되어 젊은 정원사들에게 정원을 손질하는 비법을 전수해 준다. 그리고 11월의 되면 ‘통합’을 이해하게 된다. 그들은 장미꽃이 시들고 토마토 열매가 떨어져 썩어도 슬퍼하지 않는다. 그들은 시들어 스러진 다년생 화초들이 언젠가 되살아나리라고 확인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낙엽을 긁어모아 덮어줄 것이다. (417쪽) |
대체 무엇을 갖추면 사람은 행복할까 하는 질문에 하버드대학교 성인 발달연구팀이 내놓은 인생 성장 보고서. 막강한 연구팀이 물경 814명에 이르는 성인남녀를 70년간 추적하여 행복이 어떤 조건에서 가능한지, 무엇인지를 “밝혀낸다”. 실제 삶의 자료를 살펴보는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상당히 객관적인 지표를 만들어 보는 데 도움이 된다. 행복의 조건은 무엇보다 사람, 좋은 '관계 맺음'이라 한다. ―전영애 교수 |
저자는 814명에 대하여 70여 년간 전향적 연구를 진행했고 42년간의 하버드대학교 성인 발달연구 총책임자로 일했습니다. “긍정적 노화란, 사랑하고 일하며 어제까지 알지 못했던 사실을 배우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남은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건강한 노년을 부르는 일곱 가지 요소”(289쪽)를 소개합니다.
1. 비흡연, 50세 이전 담배를 줄이거나 끊음 2. 성숙한 방어기제로 불쾌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전환하는 능력이 있음 3. 알코올 중독 경험 없음(의존 정도가 낮음) 4. 알맞은 체중 5. 안정적인 결혼생활 6. 규칙적인 운동 7. 교육받은 햇수: 지적 능력과 별개로 자기관리 능력과 인내력이 높음
저자는 이 중에서 50세까지 네 가지 이상을 갖춘 사람이라면 80세까지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확률이 유의미하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합니다. 이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요소들’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요. 책에 또 다른 흥미로운 연구 사례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요약하면 '사람은 어린 시절이 어떠했는지에 통념처럼 오랫동안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 건강에서만큼은 “과거에 가졌던 좋은 습관이 현재의 훌륭한 사회적 유대관계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 돈보다도 알코올 중독이 행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 심각한 병이 우울증 때문에 발병하기보다는 오히려 지나친 흡연과 자기 방치가 병을 유발했다는 것. 유무형의 가치를 꾸준히 생산하는 일과 과거를 되돌아보며 지금 누리는 것들에 감사하며 통합하는 일이 만족스러운 인생의 열쇠였다는 것. 정치적 관점은 그의 미래 삶과 노년에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는 것. 젊은 세대에게 도움을 받고 배우는 사람이 더 행복하고 건강하다는 것. 은퇴 후 놀이와 창조를 통해 은퇴 전보다 더 행복할 수 있다는 것' 등입니다. 이 연구 결과들은 대체로 우리가 주도적으로 바꿀 수 있는 요소들과 관련됩니다. 따라서 자신이 행복한 사람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며 “우리가 모른 척 내버려두지만 않는다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일은 행복한 삶에 이르는 첫 발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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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랑새』 모리스 마테를링크 (이용복 옮김, 지만지드라마, 2019) |
행복,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파랑새
틸틸 (뚱뚱한 행복들이 달아나는 것을 바라보며) 추하기도 하지! 저들은 어디로 가는 거죠? 빛 저들은 이성을 잃은 것 같아… 불행의 집으로 피신하려고 하는데 그곳에 있는 자들이 끝내 저들을 붙들까 봐 몹시 두렵구나… 틸틸 (경탄하여 주변을 바라본다) 오! 아름다운 정원, 아름다운 정원! 여기가 어딘가요? 빛 우린 자리를 바꾸지 않았어. 네 눈이 영역을 바꾼 거야… 우린 이제 사물들의 진실을 보고 있어. 그리고 다이아몬드의 빛을 견디는 행복들의 영혼을 보게 될 거야. (139쪽) |
거의 행복의 등치어가 된 “파랑새”는 몽환적인 동화극 『파랑새』(1906)에서 비롯했다. 이 책에는 빵, 불, 물, 우유, 설탕, 빛, 가장 뚱뚱한 행복들, 작은 행복들, 행복 대장, 커다란 기쁨들 등이 등장한다. 이 동화극은 사실, 행복은 무엇이며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깊은 철학적 성찰을 담아내는 상징적 방편이다. 손만 닿아도 죽어버리거나 날아가 버리는 파랑새,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사소한 일상 속에 있다는 깨달음의 기쁨을 준다. ―전영애 교수 |
파란 나라를 보았니 꿈과 사랑이 가득한 / 파란 나라를 보았니 천사들이 사는 나라 (…) 난 찌루찌루의 파랑새를 알아요 / 난 안델센도 알고요 / 저 무지개 너머 파란 나라 있나요 / 저 파란 하늘 끝에 거기 있나요
한국에서는 〈파란 나라를 보았니〉라는 동요로 널리 알려진 파랑새. 이 파랑새에 관한 이야기는 벨기에 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희곡이 원작입니다. 여기에 나오는 '찌루찌루'는 파랑새의 주인공 소년 '틸틸'의 일본식 번역 발음이죠. 어릴 적 동화나 우화집을 읽으며 받았던 인상은 희곡 버전을 읽으며 더 맑고 찬란해졌습니다. 희곡에는 다른 장르로 각색되며 편집된 날것의 표현과 세부 이야기와 뉘앙스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죠. 무대를 상상할 수 있고 상징이 갖는 함의를 사유할 수 있는 지금, 이 작품을 통해 바라본 세상은 깊은 여운을 줍니다. 처음에 인용한 틸틸과 빛의 대화에서 '사물들의 진실'이란 무엇일까요? 과학과 관련된 사실과 달리, '진실'이란 이야기와 관련되고 이야기란 자연법칙이나 가치 판단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나름의 인과를 갖습니다. 오히려 인과 없음이나 인과의 초월을 긍정하는 차원이기도 하죠. 『파랑새』는 음식 재료와 동식물과 원소와 감정이 인간처럼 말하고 사람과 소통하는 세계관을 갖습니다. 고양이와 개, 빵과 빛, 느릅나무와 돼지 등. 인간이 아닌 그들의 말과 행동에서 우리는 역설적으로 더 인간다운 속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이아몬드라는 희귀하고 영원한 시간을 견디는 "행복들의 영혼"이란 무엇일까요? 대화에서 빛이 확언했듯이 틸틸은 정말 '행복 무리'와 만납니다. 정확히는 행복들의 대장인 '가장 건강하게 지내는 행복'을 통해 다른 행복들을 소개받죠. 맑은 공기의 행복, 부모를 사랑하는 행복, 푸른 하늘의 행복, 숲의 행복, 태양이 빛나는 시간의 행복, 봄의 행복을요. 하지만 틸틸이 자신들을 '본 적 없다'고 말하자 이렇게 항변합니다. "불쌍한 녀석! 집은 문과 창문들이 터질 정도로 행복으로 가득 차 있는데!" 프랑스어로 '본다(voir)'는 말에는 '알다'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동심을 통해 인간의 내면과 행복의 진실을 알아보는 『파랑새』는 어린이 동화를 넘어서 원전의 의도를 살린 희곡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습니다. 이 작품을 읽으며 당신 곁의 행복들을 알아볼 수 있길 바랄게요. |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섬』 장 그르니에 (김화영 옮김, 민음사, 2020) |
깊은 응시는 하루하루의 구원이다
인간의 삶이란 한갓 광기요, 세계는 알맹이가 없는 한갓 수증기에 불과하다고 여겨질 때 '경박한' 주제에 대해 '진지하게' 연구하는 것만큼이나 내 맘에 드는 일은 없었다. 그것은 살아가는 데, 죽지 않고 목숨을 부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루하루 잊지 않고 찾아오는 날들을 견뎌 내려면 무엇이라도 좋으니 단 한 가지의 대상을 정해 그것에 여러 시간씩 골똘하게 매달리는 것보다 더 나은 일은 없다. (61쪽) |
“행복”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맨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다.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세계 하나를 열어주어, 사막 같은 삶을 감당하게 하려는 것 같은 책. 그려보는 돌담 뒤의 정원, 꽃집 간판에서 작가가 떠올리는 먼 남국의 아름다운 섬 보로메는 행복의 은유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은 누구든 한 번쯤 나의 “보로메”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작가가 말했듯 “한 번의 악수, 어떤 총명의 표시, 어떤 눈길…”같은 것으로. ―전영애 교수 |
📺 '행복 커리큘럼'의 중요성 - 탈 벤-샤하르 I tvN STORY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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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무엇일까요? 어원적으로는 ‘happ’로 ‘haphazard(우연)’, ‘happenstance(우연한 일)’과 어원이 같습니다. 그렇다면, ‘행복학’을 아시나요? 행복학은 자기계발서와 달리 과학적 근거를 가진 학문입니다. 하버드 학생 전체의 약 20%에게 멘토가 되어주는 탈 벤 샤하르(Tal Ben-Shahar). 그는 저서 『해피어』에서 행복을 우연 덕으로 돌리지 않고, 행복을 체계화하여 행복해지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설명했습니다. 영상에서 그는 행복을 직접 추구하기보다 간접적으로 추구하기를 권합니다. ‘햇빛을 직접 바라보면 눈이 부시지만, 햇빛에 비친 사물과 프리즘을 통하면 햇빛을 더 아름답게 느낄 수 있는 것처럼, 행복은 요소별로 나누어 볼 때 더 아름답다’고요. 당신의 행복은 어떤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나요? *그의 저서가 궁금하다면 클로버를 클릭하세요☘️ |
📺 마음이 아플 때 찾는 행복 병원(feat. 알랭 드 보통, 꾸뻬씨의 행복 여행) - 책그림 (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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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나요? 많은 사람은 돈을 첫 번째로 꼽을 겁니다. 하지만 알랭 드 보통은 책 『철학의 위안』에서 에피쿠로스를 인용하며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몰라서, 또 사회가 그렇게 조장했기에 돈을 그럴듯한 해결책이자 변명으로 삼는다’고 말합니다.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이라는 영화에서는 “불행을 피하는 일이 행복에 이르는 길은 아니다.”, “행복은 부수적이다. 행복 자체보다는 무엇을 추구할 때 행복한 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라는 대사가 나오죠. 이렇게 보면 행복은 목적이 아니며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얻는 산물과 같습니다. 당신의 행복은 무엇의 산물인가요? |
🏛️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 에크하르트 톨레 I 고전5미닛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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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연속 아마존의 베스트셀러였던 심리학책이 있습니다. 전 세계 독자들로부터 충만한 깨달음과 인생의 행복을 얻게 해주는 영혼의 비법을 가득 담았다는 찬사를 받은 에크하르트 톨레의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는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책이란 평가를 받기도 했는데요. 온전히 모든 걸 내맡긴 상태로 현재에 집중하면 우리를 괴롭히는 모든 것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다고 하죠. 지금 이 순간, 생각의 감옥에 갇혀 숲의 푸르름도, 꽃들의 향기로움도 느끼지 못하고, 오직 고통만 느끼는 분들에게 에크하르트 톨레의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를 소개합니다. |
✍️맺는말 이번 호를 준비하며 살펴본 책, 영화, 강연 및 금언 들은 크게 두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행복이란 그 자체로 추구되기보다 무언가를 추구할 때 부수적으로 얻어진다’는 관점과 ‘사회적 기여 및 도덕적 가치’를 공유했죠. 따라서 진정 행복하기 위해서 해야 할 핵심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추구하면 행복한가요? 당신의 지향은 누구의 행복과 관련되어 있나요?
저는 당신의 지향에 《위클리 지관》이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린다면 행복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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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 주제는 ‘행복’입니다. 행복의 정의부터 행복에 이르는 방법론 그리고 행복에 관한 고전 문학을 살펴봅니다. 이번 호에는 독문학 번역가 전영애 교수의 선정 도서와 추천사가 함께 실립니다.
*이벤트 공지: 3월 8일 수요일까지 레터 하단에 있는 '좋았어요/별로였어요' 버튼으로 설문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대체 무엇을 갖추면 사람은 행복할까 하는 질문에 하버드대학교 성인 발달연구팀이 내놓은 인생 성장 보고서. 막강한 연구팀이 물경 814명에 이르는 성인남녀를 70년간 추적하여 행복이 어떤 조건에서 가능한지, 무엇인지를 “밝혀낸다”. 실제 삶의 자료를 살펴보는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상당히 객관적인 지표를 만들어 보는 데 도움이 된다. 행복의 조건은 무엇보다 사람, 좋은 '관계 맺음'이라 한다. ―전영애 교수
2. 성숙한 방어기제로 불쾌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전환하는 능력이 있음
3. 알코올 중독 경험 없음(의존 정도가 낮음)
4. 알맞은 체중 5. 안정적인 결혼생활 6. 규칙적인 운동
7. 교육받은 햇수: 지적 능력과 별개로 자기관리 능력과 인내력이 높음
책에 또 다른 흥미로운 연구 사례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요약하면 '사람은 어린 시절이 어떠했는지에 통념처럼 오랫동안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 건강에서만큼은 “과거에 가졌던 좋은 습관이 현재의 훌륭한 사회적 유대관계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 돈보다도 알코올 중독이 행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 심각한 병이 우울증 때문에 발병하기보다는 오히려 지나친 흡연과 자기 방치가 병을 유발했다는 것. 유무형의 가치를 꾸준히 생산하는 일과 과거를 되돌아보며 지금 누리는 것들에 감사하며 통합하는 일이 만족스러운 인생의 열쇠였다는 것. 정치적 관점은 그의 미래 삶과 노년에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는 것. 젊은 세대에게 도움을 받고 배우는 사람이 더 행복하고 건강하다는 것. 은퇴 후 놀이와 창조를 통해 은퇴 전보다 더 행복할 수 있다는 것' 등입니다.
이 연구 결과들은 대체로 우리가 주도적으로 바꿀 수 있는 요소들과 관련됩니다. 따라서 자신이 행복한 사람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며 “우리가 모른 척 내버려두지만 않는다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일은 행복한 삶에 이르는 첫 발걸음입니다.
행복,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파랑새
틸틸 (뚱뚱한 행복들이 달아나는 것을 바라보며) 추하기도 하지! 저들은 어디로 가는 거죠?
빛 저들은 이성을 잃은 것 같아… 불행의 집으로 피신하려고 하는데 그곳에 있는 자들이 끝내 저들을 붙들까 봐 몹시 두렵구나…
틸틸 (경탄하여 주변을 바라본다) 오! 아름다운 정원, 아름다운 정원! 여기가 어딘가요?
빛 우린 자리를 바꾸지 않았어. 네 눈이 영역을 바꾼 거야… 우린 이제 사물들의 진실을 보고 있어. 그리고 다이아몬드의 빛을 견디는 행복들의 영혼을 보게 될 거야. (139쪽)
파란 나라를 보았니 꿈과 사랑이 가득한 / 파란 나라를 보았니 천사들이 사는 나라 (…) 난 찌루찌루의 파랑새를 알아요 / 난 안델센도 알고요 / 저 무지개 너머 파란 나라 있나요 / 저 파란 하늘 끝에 거기 있나요
한국에서는 〈파란 나라를 보았니〉라는 동요로 널리 알려진 파랑새. 이 파랑새에 관한 이야기는 벨기에 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희곡이 원작입니다. 여기에 나오는 '찌루찌루'는 파랑새의 주인공 소년 '틸틸'의 일본식 번역 발음이죠. 어릴 적 동화나 우화집을 읽으며 받았던 인상은 희곡 버전을 읽으며 더 맑고 찬란해졌습니다. 희곡에는 다른 장르로 각색되며 편집된 날것의 표현과 세부 이야기와 뉘앙스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죠. 무대를 상상할 수 있고 상징이 갖는 함의를 사유할 수 있는 지금, 이 작품을 통해 바라본 세상은 깊은 여운을 줍니다.
처음에 인용한 틸틸과 빛의 대화에서 '사물들의 진실'이란 무엇일까요? 과학과 관련된 사실과 달리, '진실'이란 이야기와 관련되고 이야기란 자연법칙이나 가치 판단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나름의 인과를 갖습니다. 오히려 인과 없음이나 인과의 초월을 긍정하는 차원이기도 하죠. 『파랑새』는 음식 재료와 동식물과 원소와 감정이 인간처럼 말하고 사람과 소통하는 세계관을 갖습니다. 고양이와 개, 빵과 빛, 느릅나무와 돼지 등. 인간이 아닌 그들의 말과 행동에서 우리는 역설적으로 더 인간다운 속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이아몬드라는 희귀하고 영원한 시간을 견디는 "행복들의 영혼"이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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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는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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