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7 #권력] 오늘날 권력은 어떤 모습일까요?👤

관리자
2023-03-07

이번 호 주제는 ‘권력’입니다. 오늘날의 권력은 어떤 모습일까요? 장애와 동물 그리고 배척당한 존재를 사유하며 비장애중심주의의 권력을 비판하는 책, 그리고 새로운 감시 기반의 자본주의의 민낯을 고발하는 인문-사회학책을 김홍중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의 선정 도서 및 추천사와 함께 소개합니다. 또 독재자가 부패하는 이유 그리고 인공지능과 그 권한의 문제를 다룬 영상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 『짐을 끄는 짐승들』 수나우라 테일러 (이마즈 유리 & 장한길 옮김, 오월의봄, 2020)
동물해방과 장애해방은 어떻게 만나는가

비인간화된 사람들(장애인들을 포함해)에게는 동물화에 맞서면서 자신들이 인간임을 주장해야 하는 절박한 욕구가 있다. 이런 도전은 절박하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어떻게 하면 인간의 동물화라는 잔인한 현실과 동물 멸시에 맞설 필요성이 양립할 수 있는지 묻는 것,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우리 자신의 동물성을 자각할 수 있는지 묻는 것이다. (...) 장애와 동물의 문제가 다른 해방운동과 궤를 같이하지 않는다면, 비장애중심주의와 인간중심주의는 영영 도전받지 않은 채 지속될 것이고, 지배와 억압의 체계에 계속 이용될 것이다. (64~65쪽)
우리는 흔히 우리 자신이 약자이고, 권력은 저 먼 곳에, 저 멀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우리 자신이 지구상의 가장 강력한 권력자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인간으로 삶을 영위한다는 사실 자체, 정상인으로 살아간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장애인 그리고 다른 종의 생명체에게 엄청난 권력을 행사한다는 점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장애와 동물의 연결점, 그 지점에 서서 권력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김홍중 교수

장애해방, 동물해방, 페미니즘을 오가며 억압과 차별에 저항하는 수나우나 테일러. 저자는 관절굽음증이라는 선천적 장애를 자신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저자는 자신과 같은 장애를 가진 여우가 ‘인도적 이유'로 사살당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여우를 해부한 결과, 예상과 달리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었다는 진단을 받았죠. 또 손발이 기형인 원숭이 모즈가 땅을 기어 다니면서도 다섯 마리의 새끼를 낳으며 무리 일원으로 30년 가까이 살았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러면서 장애인과 장애 동물을 바라보는 비장애인들의 편협한 시각을 비판하죠. 장애를 가진 생명을 ‘파괴해야 할 것, 연민, 치료 대상, 고통과 결핍의 서사, 약점’으로 바라보는 비장애인들의 관점은 장애를 가진 생명의 고유한 삶의 형식과 품위 그리고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원숭이나 펭귄으로 놀림 받고 배척당한 과거를 고백하며 “내가 왜 그것 때문에 기분이 상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고 토로합니다. 오히려 “동물이 불구일 수 있다면 불구는 동물일 수 있을까?”라고 되물으며 인간과 동물을 ‘불구성’과 ‘배척의 역사’로 연결하죠. 『창세기』에서 신은 아담을 만들고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을 복종케 하라”며 다른 동물은 물론 이브와도 구분합니다. ‘포유류’라는 자연학 용어는 인간과 동물을 여성의 젖가슴으로 연결합니다. 또 1970년대 미국의 공공미화법은 장애인과 걸인들을 유해 동물의 관리 차원으로 접근했습니다. 이외에도 오랜 역사를 가진 장애에 관한 선입견이 깊게 스며든 결과로서 다양한 사례를 설명하죠.
또한 오늘날 차별 문제인 장애와 동물 그리고 소수자와 관련된 논의를 이어갑니다. 인도적 고기, 동물실험, 가축과 반려동물, 비거니즘, 종차별주의 등 구체적인 많은 사례와 쟁점을 '동물해방과 장애해방'이라는 협궤를 굴리며 의연하게 통과해가죠. 그러면서 '불구이고 의존적이며 비효율적인 존재들'이 이 사회와 함께 공진화해왔고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현실, 그리고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자고 제안합니다. 그렇게 인정하고 반응하고 대하는 태도가 그들의 품위를 손상시키지 않는다고요.
저자가 인용한 장애인 무용수이자 예술가 닐 마커스(Neil Marcus)의 말은 이 책의 반짝이는 시각을 잘 보여줍니다. “장애는 ‘용감한 고투’나 ‘역경과 마주하는 용기’ 같은 것이 아니다. …… 장애는 예술이다. 그것은 삶을 사는 독창적인 방식이다.”


📚 『감시 자본주의 시대』 쇼샤나 주보프 (김보영 옮김, 문학사상사, 2021)
권력에 저항하고 싶다면 알고리즘을 깨달아라

당신이 얼굴에 난 여드름 때문에 툴툴거리고, 페이스북에서 정치적 논쟁에 참여하고, 구글에서 레시피나 민감한 건강 정보를 검색하고, 세제를 주문하고, 아홉 살짜리 아이 사진을 찍고, 미소를 짓거나 화나는 생각을 하고, TV를 보고, 주차장에서 급출발을 하는 등의 모든 일이 빠르게 몸집을 늘려가고 있는 전자텍스트의 원재료다. 정보학자 마틴 힐버트와 그의 동료들에 따르면, “언어, 문화적 자산, 전통, 제도, 규칙, 법”을 포함해 문명의 기본 요소들조차도 “디지털화되고 있으며, 처음으로 눈에 보이는 코드로 작성되어” 빠르게 복잡해지는 상업, 정부, 사회의 넓은 범위를 아우르는 “지능형 알고리즘”의 필터로 걸러진 후 사회에 되돌려진다. 우리는 여기서 다시 핵심 질문들을 던져야 한다. 누가 아는가? 누가 결정하는가? 누가 결정하는지를 누가 결정하는가? (258쪽)

우리 시대 최강의 권력은 어디에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알고 싶으면 『감시 자본주의 시대』를 읽어야 한다. 우리의 행동을 규제하는 것은 더 이상 국가도, 군대도, 선생도, 지식인도 아니다. 그것은 알고리즘이다. 친구를 사귈 때, 뉴스를 볼 때, 음악을 들을 때, 소비할 때, 심지어 무언가를 깊이 사고할 때, 알고리즘이 개입한다. 알고리즘은 우리보다 한발 앞서 우리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우리를 그쪽으로 유도한다. 권력에 저항하고 싶은가? 알고리즘에 어떻게 저항할 수 있을까? ― 김홍중 교수

전체주의는 특정 계급이나 인종이 정의한 완전성을 목표로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개입합니다. 폭력과 위계를 통해 대중의 신체를 예속하며 권력을 행사하죠. 하지만 감시 자본주의는 보장된 성과의 확실성을 목표로 인간을 극단적으로 타자화-데이터화합니다. ‘빅 아더’를 통해 주체를 의존적으로 만들어 자유를 착취하죠. 쇼샤나 주보프는 감시 자본주의는 실행 논리이며 감시 자본주의가 활용하는 기술을 구분합니다.
‘빅 아더(Big Other)’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온 빅 브라더(Big Brother: 정보 독점을 통한 독재 권력이나 그 시스템)의 변용으로 네트워크를 통해 개인 정보를 렌더링, 모니터링, 연산하여 행동을 수정하는 유비쿼터스 디지털 장치(스마트폰 등)입니다. 법적으로 “자신이 믿거나 생각하거나 소유하고 있는 것을 공개 혹은 노출할 개인의 선택권을 포함”하며 보장받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는 감시 자본주의에서 역으로 재분배됩니다. 권력은 ‘자가권한부여, 수사학적 오도, 완곡어법의 동의서’로 위장한 빅 아더를 통해 우리의 프라이버시 결정권을 이양받아 예측상품의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이죠.
동의하지 않으면? 동의한 다른 이들의 커뮤니티(SNS 등)에 참여하기 어렵고 그 장치 기반 기능(웹페이지 이동, 지도 사용 등)에 제한이 걸리며 좁은 선택지를 제시하는 등 행동을 제약하고 특정 행위를 유도합니다. 기록과 예측이 불가하며 데이터-패턴화할 수 없다는 이유로요. 이렇게 도구주의로 형성된 권력은 “의식을 피해 이루어지는 조용하지만 과감한 무대 뒤 움직임을 통해 성장”하고 “민주적 삶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인간의 능력과 자기 이해를 조금씩 갉아먹으며 내부로부터 민주주의를 허물어”버립니다. 테러 위협 방지에 필요하다면, 위로부터 불가피한 요구가 있다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면 국가와 기업이 결탁하여 사생활과 자유의지를 침해하고 점수를 매길 수 있다면서요. 책에 나온 여러 사례 중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미국 대테러 감시체계와 중국의 사회적 신용 시스템이 대표적이죠.
저자는 감시 자본주의가 인간의 자기 결정권과 민주주의를 침해한다고 경고합니다. 하지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특정 집단이 발명한 전례가 없는 우연한 현상이며 필연적이지 않다는 점도 분명히 짚어내죠. 과거 산업 자본주의에 정복당한 자연은 말을 할 수 없었지만, 감시 자본주의에서 인간은 깨어서 분노하고 함께 저항할 수 있다고요.

감시 자본주의의 발가벗은 진실은 필연적으로 나의 분노를 일으킨다. 인간의 존엄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 자율성 없는 효율성이란 결국 효율적이지 않고, 의존성에 의한 순응은 사회 계약이 아니며, 출구 없는 벌집은 집이 될 수 없고, 성역 없는 경험이란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것, 또한 은닉을 요구하는 삶은 진정한 삶이 아니고, 느낌 없는 접촉은 거짓이며, 불확실성으로부터의 자유는 자유가 아님을 알기에 분노한다. (700쪽)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감시와 처벌』 미셸 푸코 (오생근 옮김, 나남, 2020)
감옥의 역사를 통해 살펴보는 권력의 정체

이 구조에서 감시자는 항상 감시 받도록 되어 있다. 규율의 위계질서화된 감시를 통해 권력은, 하나의 물건으로 소유되는 것도 아니고, 하나의 소유물로 양도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기계 장치처럼 작용한다. 또한 그 권력의 피라미드형의 조직이 '우두머리'를 만들이 내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한 장치의 전체구조가 '권력'을 만들어 내고, 영속적이고 연속된 영역 안에서 개인을 분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 결과, 규율 권력은 공개적인 것이 될 수도 있고, 동시에 은밀한 것일 수도 있다. 공개적인 것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권력이 도처에서 항상 경계하면서 원칙적으로 어떠한 애매한 부분도 남겨 놓지 않으며 통제의 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들조차 끊임없이 통제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 권력이 은밀히 수행되는 것은 그것이 언제나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비공개적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330쪽)

우리는 권력과 폭력이 다르다는 사실을 푸코에게 배웠다. 폭력은 힘이 아니라 사실상 힘의 부재, 타인을 감화시키고 움직이지 못하는 힘의 무능 속에서 나타난다. 그것은 일그러지고, 텅 빈 권력의 잔해다. 반대로, 진정한 권력은 강제하지 않고, 때리지도, 윽박지르지도 않는다. 스스로 무언가를 하게 만드는 힘이어서 잘 드러나지도 않는다. 『감시와 처벌』은 이런 부드럽고, 보이지 않는, 그러나 도처에서 움직이는 권력의 정체를 감옥의 역사에 비추어 탐구한다.―김홍중 교수


📺 독재자들이 필연적으로 부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 - 지식한잔 (10분)
어째서 권력을 쥐면 부패하는 걸까요? 그리고 우리는 왜 권력 자기 편향, 권력에 집착하는 독재자들에게 왜 권력을 줄까요? 국제정치학자인 브라이언 클라스의 『권력의 심리학』을 통해 그 이유를 파헤쳐봅니다. 네이처에 실린 한 연구는 우리가 그런 사람을 선호하는 이유를 밝힙니다. 인류는 호모 사피엔스일 때부터 다른 무리와 경쟁을 해왔는데 고함과 과장된 몸짓으로 자만심과 허영심을 드러낼 줄 아는 사람이 생존 경쟁에 우위를 점했으며 이는 그런 사람을 리더로 선호하는 집단의 성향으로 우리 유전자에 각인되었다는 주장이죠. 하지만 현대사회는 유전자뿐 아니라 시스템의 영향을 고려해야 합니다.
좋은 시스템은 좋은 행동을, 나쁜 시스템은 나쁜 행동을 유도합니다. 권력을 탐하는 사람이 권력자가 되어 자만과 허영을 부리기도 하지만, 착한 사람이 최선이 아닌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도 많죠. 또한 평균적인 도덕성으로 행동하더라도 미디어의 주목을 받기에 더 부패한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권력 자체에는 선악이 없습니다. 다만 부패하고 취하게 하는 성질이 있어 그것을 좇는 사람, 조장하는 환경, 촉진하는 시스템과 함께 작동하죠. 따라서 우리는 리더를 선출할 때 이 요인들을 더 적극적으로 분석하고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 인간을 닮아가는 AI: 기계에게 위임된 권력인가 - 김진형 교수, 김재인 교수 IKIRD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7분)
"기계가 생각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으로 알려진 수학자 앨런 튜링은 1950년 처음으로 컴퓨터와 인공지능 개념을 고안합니다. 70여 년 전에 논의가 시작되어 현재는 AI와 인간의 대결을 넘어선 결합, AI를 만드는 AI의 논의까지 왔습니다. 이번 영상에서는 AI의 기능과 권한의 문제를 논의해봅니다. 현재 사용되는 AI들의 문제 구글 번역기의 성편향 문제, 공정하지 못한 법정에 인공지능 판사 도입 문제를 살펴보며 AI의 한계도 살펴봅니다. 
*<인간을 닮아가는 AI 1편: 인공지능의 발자취>부터 시청하시려면 로봇을 클릭하세요🤖

🏛️ 동물농장 - 조지 오웰 I 고전5미닛 (5분)

침묵이 타락을 돕는다

"이 작품은 잘못 흘러간 혁명의 역사를 다룬다. 또한 혁명의 원칙을 왜곡할 때마다 동원했던 온갖 변명들의 역사를 살핀다" -『동물농장』 서문에서
인간의 부조리와 모순 그리고 부패한 사회를 동물들에 빗대 풍자한 이 작품은 당시 소비에트 사회를 비롯하여 수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며 "펜이 원자폭탄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독재와 전체주의 그리고 부패한 권력에 침묵으로 대응하는 대중을 신랄하게 비판한 조지 오웰. 그는 사람을 직접 내세우지 않고 인간에게 착취 당하는 '가축'을 내세우며 그 자리에 독재자에게 지배당하는 현실을 독자 스스로 사유하고 깨어나도록 이끌었습니다.
"창 밖의 동물들은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인간에게서 돼지로, 다시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번갈아 시선을 옮겼다. 그러나 누가 돼지고 누가 인간인지, 어느 것이 어느 것인지 이미 분간할 수 없었다."


✍️맺는말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당신은 3월을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이번 주는 인문학 도서와 함께 내가 나 자신에게 선사하는 자유와 권리 그리고 책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결국, 인간이 열망해야 할 유일한 권력은 스스로에게 행사하는 권력이다.
-엘리 위젤(Elie Wiesel), 작가, 홀로코스트 생존자

*알립니다! 
아래 '좋았어요/별로였어요'로 참여 가능한 구독 공유 및 설문 이벤트(3월 8일 자정까지)의 증정 선물에 변동이 있습니다. 기존 《지혜의 나무》 새해 추천 도서 중 1권과 북커버 구성에서 '플라톤아카데미 인생교과서 시리즈' 중 1권과 북커버 구성으로 바뀌었는데요. 가격은 동일하지만 도서 변동에 아쉬운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참여한 구독자분들의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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