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84 #강연 #전시 #영화 #음악] 4가지 인문-예술 활동을 준비했어요🍀

관리자
2023-05-02

이번 호는 "서울 외 다른 지역의 인문 활동 소개", "더 다양한 장르의 예술 관련 큐레이션"을 보고 싶다는 설문 응답을 반영하여 '강연, 비엔날레, 영화, 음악'을 준비했습니다. 진정한 나의 길을 모색하는 지관서가 온라인 인문학 강연,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행사로 주목받는 광주비엔날레, 지난 호 주제인 '나이 듦'에 관한 로드무비 한 편과 음악 앨범을 소개해 드립니다.

👨‍🏫 지관서가 인문학 강연
《빛을 향한 어둠의 여행: 파커 파머의 지혜》 - 정경일 교수
파커 파머는 인정받는 학자이자 사회운동가였습니다. 그는 퀘이커 공동체에 참여한 후에 영적 스승의 길도 걸어왔죠. 그러나 40대에 심한 우울증이 찾아왔습니다. 사회적, 영적으로 존경받던 사람으로서 그는 수치심에 시달렸고 죽음을 생각할 정도로 괴로웠습니다. 다행히 그의 곁엔 지혜로운 조력자들이 있었죠.
더 이상 길이 열리지 않을 것 같아 불안해하는 그에게 한 친구가 말했습니다. “내 앞에서 길이 열린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반면에 내 뒤에서는 수많은 길이 닫히고 있었어요. 이 역시 삶이 나를 준비된 길로 이끌어 주는 또 하나의 방법이겠죠.” 또 우울증을 마치 “지옥 구덩이”로 내려가는 것처럼 생각하는 파머에게 그의 심리치료사는 이렇게 되물었습니다. “당신은 우울증을 당신을 망가뜨리려는 적의 손아귀로 보는 것 같군요. 그러지 말고 당신을 안전한 땅으로 내려서게 하려는 친구의 손길로 생각할 수 있겠어요?”
-파커 파머,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홍윤주 옮김, 한문화, 2019)에서 발췌 소개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는 불안에 시달렸던 이의 ‘생존기’가 아닙니다. 어둠 속으로 용기 있게 들어가 삶이 전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다시 세상으로 돌아와 자기 소명대로 살게 된 한 구도자의 ‘순례기’죠. 파머는 “빛으로 가득한 성지에 이르기 전에 반드시 어둠의 여행을 거쳐야만 한다”고 합니다. 파머의 안내에 따라 빛을 향한 어둠의 여행을 함께 떠나보시죠.

정경일
성공회대 신학연구원 연구교수 / 前 새길기독사회문화원 원장
저서(공저): 『순례』(산해, 2007), 『사회적 영성』(현암사, 2014), 『고통의 시대 자비를 생각한다』(분도출판사, 2016), 『아픔 넘어: 고통의 인문학』(인터하우스, 2019), 『일본의 종교문화와 비판불교』(동연출판사, 2020) 외
역서: 『신성한 목소리가 부른다: 개인의 소명과 사회적 양심』(분도출판사, 2019), 『붓다 없이 나는 그리스도인일 수 없었다』(클리어마인드, 2011)

■ 일시: 2023.05.25 (목) 15:00~16:30
■ 장소: 무료 온라인 Zoom
■ 인원: 제한 없음
▶ 신청: 신청하기 버튼 클릭 후 신청서 작성
*강연 신청자분들께는 이틀 전까지 문자와 메일로 zoom 접속 주소를 안내해 드립니다.
■ 주최/주관: (재)플라톤 아카데미, 지관서가


🌊 제14회 광주비엔날레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 (Soft and Weak like a Water)》
광주비엔날레가 지난 4월 7일 개막했습니다!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대한민국 광주라는 문화적, 역사적, 정치적 범주를 넓히면서 '비엔날레(Biennale: 2년마다 열리는 국제 미술 전람회)'라는 본연의 취지에 집중했어요. 대중문화 향유, 지역 경제 활성화, 이념, 젠더, 인종적 이슈에만 한계를 두지 않고 민중미술부터 현대미술 그리고 현시대의 공통 이슈를 다룹니다.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예술가들, 특히 아시아 지역 예술가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이 중 40%는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이고, 90%는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들입니다. 이렇게 이질적이고 낯선 전시는 어떤 주제로 편성되었을까요?

1. 은은한 광륜(光輪): 일상과 삶 속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저항과 연대의 방식을 다각도로 시각화한 전시관.
2. 조상의 목소리: 전통적 지식 구조와 대안적인 지식 구조의 가능성에 대한 탐구로 이루어진 전시관.
3. 일시적 주권: 다양한 국가와 시대에서 행해진 주권 침해, 탈식민주의적 사고와 실천에 관한 메시지로 이루어진 전시관.
4. 행성의 시간들: 세계를 넘어 행성적 관점에서 바라본 후기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그리고 연대와 그 실천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전시관.

이번 광주 비엔날레는 영국 테이트 모던 미술관의 이숙경 큐레이터가 예술총감독을 맡았습니다. 전시 주제를 도가(道家), 노자의 도덕경 78장 유약어수(柔弱於水)에서 차용했죠. ‘부드럽고 연약한 물이지만 굳세고 강한 것을 이긴다’는 뜻의 구절은 비엔날레 표제가 되면서 또 다른 의미를 품게 되었습니다. 이숙경 큐레이터는 “이질성과 모순을 수용하는 물의 속성에 주목하여 개인과 집단에 깊이 침투할 뿐 아니라, 우리가 직면한 복잡한 현실에 나름의 방향성과 대안을 제시하는 예술의 가치를 탐구”한다고 기획 의도를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또한 “차이를 존중하며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유사성뿐만 아니라 개별성 안에 내재하는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전시가 되기를 바란다고 비엔날레의 의의도 강조했죠.
30개국 70여 명(팀)이 참여한 광주비엔날레는 국립광주박물관, 무각사,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예술공간 집 등 외부 공간에서도 전시를 진행합니다. 이번 여행은 광주 비엔날레와 함께하시면 어떨까요?
■ 기간: 2023.04.07. ~ 07.09.
■ 시간: 09:00~18:00 (입장 마감 17:30) / 매주 월요일 휴관
■ 장소: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광주 북구 비엔날레로 111) 등 광주광역시 일대
   -국립광주박물관(북구 하서로110)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남구 양립동 225-25)
   -무각사(서구 운천로 230)
   -예술공간집(동구 제봉로158번길 11-5)
■ 입장료: 유아(만 3세 이하) 무료 / 어린이(만 4~12세) 5,000원 / 청소년(만 13~18세) 7,000원 / 성인(만 19~64세) 16,000원 / 어르신(만 65세 이상)
■ 주최/주관: (재)광주비엔날레, 광주광역시

🚚 영화
《스트레이트 스토리(The Straight Story)》 - 데이비드 키스 린치
앨빈: 젊었을 땐 나이 먹게 될 걸 생각 안 하지. 생각할 필요도 없겠지만.
젊은이: 나이 드시면서 좋으신 것도 있죠?
앨빈: 몸이 말을 안 듣는데 뭐 좋은 일이 있겠나. 하지만 나이를 먹으니 정말 중요한 게 뭔지 알게 돼. 부질없는 것에 얽매이지 않게 되지.
젊은이: 그럼 영감님은 뭐가 가장 괴로워요?
앨빈: 젊은 시절이 떠오르는 거라네.

*포스터를 누르시면 예고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본 영화는 현재 네이버, 티빙, 왓챠 등에서 서비스 중입니다.
73살의 앨빈 스트레이트는 혼자 있던 집에서 갑자기 쓰러집니다. 그를 진찰한 의사는 허리와 눈이 너무 나빠졌으니 이제 보행기를 착용하라고 권하죠. 하지만 그는 기어코 혼자 이겨내겠다고 고집을 부리며 버팁니다. 그러던 어느 날, 10여 년 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그의 형 라일 스트레이트가 중풍으로 쓰러져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습니다. 누가 먼저 죽기 전에 형을 직접 만나 화해하고 싶은 앨빈. 하지만 그는 건강이 악화되어 차를 운전할 수 없었습니다. 앨빈은 망연자실한 채로 마당에 있는 30년 된 잔디깎이를 바라봅니다. 그러다 번뜩 아이디어를 떠올리죠. 바로 잔디깎이를 작은 트랙터처럼 개조하는 겁니다. 아담한 잔디깎이는 몸이 아픈 앨빈이더라도 충분히 운전할 수 있으니까요. 대신 아주 느린 여행이 될 테니 짐칸에는 소시지와 장작을 양껏 실었죠.
그러나 잔디깎이는 시속 5마일(약 8km), 형이 사는 위스콘신과 앨빈이 사는 아이오와의 거리는 350마일(약 563km)였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보다 더 먼 거리를 고물 잔디깎이를 타고 가는 머나먼 여정. 앨빈은 과연 무사히 형을 만날 수 있을까요?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작품으로 투박하지만 따사로운 로드무비 감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사실 데이비드 키스 린치(데이빗 린치)는 『이레이저 헤드』(1977)로 데뷔 후 컬트영화의 대부로 자리매김한 감독입니다. 기이하고 섬뜩한 내용과 장면을 담았지만, 특유의 심도 깊은 화면은 낯선 세계를 탐사하는 잠망경처럼 관객들에게 충격과 매혹을 동시에 선사했죠. 그런 그가 이런 로드무비를 찍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자신의 삶을 또 다른 삶으로 환기하기 위한 작업이었을까요?
삶이 텅 빈 필름이나 빛바랜 사진처럼 여겨질 때가 있죠. 그럴 때는 잠시 멈춰서 마음에 인화되는 장면들을 어루만지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그러면 분명 당신이 가진 또 다른 삶의 속도와 빛나는 구도로 오늘을 살아가는 의미를 비춰볼 수 있을 거예요✨

🎤 음악 앨범 & 콘서트
《찰나(刹那)》 - 최백호
젊은 시절에는 그때가 마치 긴 겨울 같고 어둡게 느껴졌습니다.
중년 언저리에서는 삶의 크고 작은 변화들이 참 무겁게 다가왔고,
추억 속에 머물던 순간과 사람은 불현듯 떠나고 오늘은 어느새 어제가 되었습니다
‘찰나’는 아주 짧은 순간을 뜻한다는데,
이 짧은 찰나의 순간들이 모여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듯합니다.
일흔을 조금 넘기고 만든 이 앨범에 일곱 개의 곡과 하나의 이야기를 담아보았습니다.
지나 보내온 그리고 앞으로 마주할 찰나의 순간들을 생각하며 동료 뮤지션들과 함께 노래했습니다.
여러분의 ‘찰나’에 작은 위로와 희망이 전해지길 바랍니다.
- 22년 가을, 최백호 -

요즘은 라디오나 음반가게가 아니라, 대부분 SNS와 유튜브를 통해서 음악가들의 소식을 접합니다. 최백호라는 이름을 너무 오랜만에 접하는 분, 그리고 태어나 처음 만나는 분도 계실 거예요. 20대의 가객으로서 낭만을 부르다가 어느새 불혹을 노래하는 최백호. '최백호'라는 이름과 그의 목소리는 세대를 아우르는 특별한 감성이자 하나의 감정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청년들도 나름의 방법으로 최백호의 노래를 듣고 있습니다. 노래를 좋아하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추천으로 듣거나, 귀 밝은 친구들이 가사와 목소리에 특별한 울림이 있는 음악을 찾아 듣기도 하죠. 최백호는 45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담담하고 당당하게 가객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이 앨범 《찰나》는 '작지만 소중한 순간들이 모여 이루어진 삶을 성찰하며 작업한 앨범'이라고 합니다. 사색적인 가사를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부르며 우리 삶의 찬란한 찰나들을 "나의 영원한 찰나"이자 "지금 빛나는 순간"으로 데려옵니다. 이전에 아이유, 린, 조윤성, 에코브릿지, 스웨덴세탁소 등 젊은 뮤지션들과 협업해왔던 최백호는 이번 앨범에서 지코, 타이거 JK, 정승환 등과 협업했습니다. 
이 앨범 외에 제가 추천하는 노래는 〈내 마음 갈 곳을 잃어(1976년 데뷔곡), 〈바다 끝〉, 〈길 위에서〉, 〈야상곡(김윤아 원곡), 〈부산에 가면(with 에코브릿지)입니다. 제목을 클릭하면 음악을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호 '나이 듦' 큐레이션에 어울리는 곡들로 당신의 지나온 시간을 읽고 쓰다가 잠시 음악에 귀 기울여보시면 좋을 거예요. 참, 세종시문화예술회관에서 최백호 기획 콘서트를 연대요! 사랑하는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궂은 비 내리는 날 도라지 위스키 한 잔'처럼 낭만적인 5월을 맞이하면 어떨까요?
■ 일시: 2023.05.07. 15:00
■ 장소: 세종문화예술회관(세종 조치원읍 문예회관길 22)
■ 티켓: R석 77,000원 / S석 66,000원
■ 관람등급: 8세(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
■ 주최: 세종특별자치시 / 주관: 세종시문화재단, 브라소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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