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고갱,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1897–1898, 보스턴 미술관 |
인간답게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한 번쯤 존재의 본질을 깊이 사유해 볼 때가 누구에게나 문득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코로나19와 같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재난 상황에서는 더욱이 내 삶의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삶의 이유는 무엇인지 더욱 궁금해집니다. 무탈하게 살아남았음에 감사하기도 하지만, 덧없이 사라져간 주변인들을 보면서 지금까지 나의 삶에 남겨온 길들을 돌아보게 됩니다.
『천년의 수업』에서 김헌 교수는 묻습니다. 앞으로 남은 나의 인생을 어떻게 보내고 싶으신가요? 이 땅에 새길 나의 무늬는 어떤 빛깔, 어떤 모습일까요? “인간적인 삶에 질문을 던져보십시오. 지금까지 내가 만들어 온 발자국의 궤적을 돌아보고, 얼마나 인간적인 삶을 살았나를 물어보십시오. 만족스럽지 않다며 지난날을 후회하고 과거를 지우려 하기보다는, 앞으로 어떤 길을 만들며 어떤 자취를 남기고 갈 것인지를 꿈꿀 수 있는 힘으로 바꿔보십시오. … 수천수백 년간 이 땅에 자신의 무늬를 새겨온 사람들의 삶을 헤아려 보는 일은 세상에 태어나 언젠가 마감할 나의 생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103p)
『생명을 묻다』의 정우현 교수도 질문을 합니다. 생명은 결국 죽는가? “노화와 죽음은 역설적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와 직결된다. 사실 우리가 사는 삶이란 좀처럼 신뢰할 만하지도, 그다지 공평하지도 않다. 왜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친절히 알려주는 이가 드물기에 생을 그저 하루하루 무의미하게 소진하기도 한다. 삶은 살 만한 가치가 있게 만드는 것은 각자 살아가면서 얻는 지혜에 달려있다. 타인의 기준에 비추어 나의 삶을 재단하며 단지 지금보다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것만으로는 만족스러운 삶을 기대하기 어렵다.” (402p)
동일한 질문에 생각하는 답은 개인마다의 경험과 가치관에 따라 모두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또한 정답도 없습니다. 김헌 교수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정우현 교수는 과학에서 그리고 조지프 헨릭 교수는 인류학에서 결국 인간답게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저마다의 방법으로 답을 찾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좋은 물음은 없던 길도 드러나게 한다.’ (적은 생활, 작은 철학, 낮은 공부 / 김영민)
유한한 인생을 보다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채우기 위해서 우선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야 합니다. 지금 질문하는 삶을 살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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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는 북클럽 오리진 대표 전병근 지식큐레이터의 선정 도서와 추천사가 함께 실립니다. |
📚 『천년의 수업』 (김헌 지음, 다산초당, 2020) |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인생은 유한하며, 그로 인해 삶의 순간들이 빛납니다. 삶의 순간에 응축된 다채로운 빛깔을 깨달을 때면, 저는 제게 주어진 시간들을 진하게 보내려고 애씁니다. 무엇을 하고 누구와 시간을 보내든, 심지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조차도 그때의 감정을 잔뜩 느껴보려고 합니다. 제 안의 충만한 감정을 느낄 때, 삶은 조금 더 풍성해집니다. 모든 존재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죽음이 사실은 모든 존재를 빛나게 만드는 셈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죽음이 가진 진짜 힘이 아닐까 합니다. (133p) |
서양 인문학의 원류라 할 수 있는 그리스 로마 시대 고전의 세계로 안내하는 좋은 입문서. 점점 쉽고 편한 것에 길들여져 삶도 주어지는 대로 최대한 소비하려 드는 시대에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삶의 가치를 일깨워 준다. 서양 고전학에 해박한 저자는 다양한 텍스트를 넘나들면서도 전문 학자의 어법이 아닌 생활인의 화법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 전병근 지식큐레이터 |
📚 『생명을 묻다』 (정우현 지음, 이른비, 2022) |
생명은 결국 죽는가? 블랙번은 사람마다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텔로미어의 길이도 다르고, 마모 속도도 다르다고 말한다. 놀라운 사실은 텔로미어가 얼마나 빨리 닳아 없어질지에 우리 개인의 선택이 어느 정도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블랙번이 쓴 '늙지 않는 비밀'에 따르면 햇볕에 과도하게 노출되거나 만성 염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텔로미어가 빨리 손상된다. 면역력이 약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한 사람도 텔로미어의 길이가 정상보다 현저하게 짧았다고 한다. (386p) |
생명이란 무엇일까. 이 오랜 질문에 답한 책들은 많다. 그중에서도 국내 분자생물학자가 비이공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양 강의를 묶어낸 책답게 정연하면서도 잘 읽힌다. 과학의 정신에 충실하되 과학에 매몰되지 않고 과학의 한계까지 돌아보는 저자의 시선이 넓고 깊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우리는 누구이며, 우리는 어디로 가는지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 전병근 지식큐레이터 |
📚 『위어드』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21세기북스, 2022) |
WEIRD 당신은 누구인가? 인간 종이 성공을 거둔 비밀은 우리의 원초적인 지성이나 추론 능력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는 이들로부터 배우고 배운 것을 사회적 연결망을 통해 외부와 미래 세대로 퍼뜨리는 역량에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남들에게서 선별적으로 배우고 다양한 개인과 인구 집단으로부터 통찰력을 흡수하기 때문에 문화적 진화 과정은 끊임없이 증대되고 개선되는 도구, 기술, 기법, 목표, 동기, 믿음, 규칙, 규범의 목록을 만들어 낼 수 있다. (549p) |
제목 '위어드(WEIRD)'는 '기이한'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인데, 이 책에서는 서구의(Western), 교육 수준이 높은(Educated), 산업화된(Industrialized), 부유한(Rich), 민주적인(Democratic) 사회의 사람들을 일컫는다. 인류 근현대사를 서구 문명의 지구적 확산이라 했을 때, 어떻게 해서 그런 일이 일어났던가, 라는 큰 질문에 답하는 야심 찬 책이다. 인간 특유의 문화적 진화의 한 경로를 방대한 자료를 통해 제시한다. - 전병근 지식큐레이터 |
📺 『인간현상』 떼이야르 드 샤르댕 I 고전5미닛 (7:47) |
"인간의 의미는 무엇이고, 세상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예수회 신부 '떼이야르 드 샤르댕'의 『인간현상』은 과학적 통찰과 신학적 직관을 융합하여 인간의 의미와 세계의 미래에 대한 깊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책입니다. '샤르댕'은 인류의 진화된 모습과 생존 가능성을 고찰하며, 상호작용과 협력을 통해 평화와 화합을 중요시합니다. 인류가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를 숙고하게 만드는 '샤르댕'의 『인간현상』을 소개합니다. *유료 협찬 콘텐츠로 2023.11.30까지 시청 가능합니다. |
📺 인생을 변화시키는 5가지 중요한 질문들 l 스터디언 (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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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가? 그렇다면, 스스로에게 '5가지 질문'을 해보라. |
📺 되든 안되든 “최초”로 한다는 데 진심이었던 미국, KBS 최초의 질문 1부 I KBS다큐 (9:02) |
📺 행운을 만드는 질문의 힘, 박종하 박종하창의력연구소 소장 I 세바시 강연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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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사람은 불확실성 속에서 기회를 찾으려 한다. |
인문 큐레이션 레터 《위클리 지관》 어떠셨나요? 당신의 소중한 의견은 저희를 춤추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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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답게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한 번쯤 존재의 본질을 깊이 사유해 볼 때가 누구에게나 문득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코로나19와 같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재난 상황에서는 더욱이 내 삶의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삶의 이유는 무엇인지 더욱 궁금해집니다. 무탈하게 살아남았음에 감사하기도 하지만, 덧없이 사라져간 주변인들을 보면서 지금까지 나의 삶에 남겨온 길들을 돌아보게 됩니다.
『천년의 수업』에서 김헌 교수는 묻습니다. 앞으로 남은 나의 인생을 어떻게 보내고 싶으신가요? 이 땅에 새길 나의 무늬는 어떤 빛깔, 어떤 모습일까요? “인간적인 삶에 질문을 던져보십시오. 지금까지 내가 만들어 온 발자국의 궤적을 돌아보고, 얼마나 인간적인 삶을 살았나를 물어보십시오. 만족스럽지 않다며 지난날을 후회하고 과거를 지우려 하기보다는, 앞으로 어떤 길을 만들며 어떤 자취를 남기고 갈 것인지를 꿈꿀 수 있는 힘으로 바꿔보십시오. … 수천수백 년간 이 땅에 자신의 무늬를 새겨온 사람들의 삶을 헤아려 보는 일은 세상에 태어나 언젠가 마감할 나의 생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103p)
『생명을 묻다』의 정우현 교수도 질문을 합니다. 생명은 결국 죽는가? “노화와 죽음은 역설적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와 직결된다. 사실 우리가 사는 삶이란 좀처럼 신뢰할 만하지도, 그다지 공평하지도 않다. 왜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친절히 알려주는 이가 드물기에 생을 그저 하루하루 무의미하게 소진하기도 한다. 삶은 살 만한 가치가 있게 만드는 것은 각자 살아가면서 얻는 지혜에 달려있다. 타인의 기준에 비추어 나의 삶을 재단하며 단지 지금보다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것만으로는 만족스러운 삶을 기대하기 어렵다.” (402p)
동일한 질문에 생각하는 답은 개인마다의 경험과 가치관에 따라 모두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또한 정답도 없습니다. 김헌 교수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정우현 교수는 과학에서 그리고 조지프 헨릭 교수는 인류학에서 결국 인간답게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저마다의 방법으로 답을 찾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좋은 물음은 없던 길도 드러나게 한다.’ (적은 생활, 작은 철학, 낮은 공부 / 김영민)
유한한 인생을 보다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채우기 위해서 우선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야 합니다. 지금 질문하는 삶을 살고 계신가요?내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인생은 유한하며, 그로 인해 삶의 순간들이 빛납니다. 삶의 순간에 응축된 다채로운 빛깔을 깨달을 때면, 저는 제게 주어진 시간들을 진하게 보내려고 애씁니다. 무엇을 하고 누구와 시간을 보내든, 심지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조차도 그때의 감정을 잔뜩 느껴보려고 합니다. 제 안의 충만한 감정을 느낄 때, 삶은 조금 더 풍성해집니다. 모든 존재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죽음이 사실은 모든 존재를 빛나게 만드는 셈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죽음이 가진 진짜 힘이 아닐까 합니다. (133p)
서양 인문학의 원류라 할 수 있는 그리스 로마 시대 고전의 세계로 안내하는 좋은 입문서. 점점 쉽고 편한 것에 길들여져 삶도 주어지는 대로 최대한 소비하려 드는 시대에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삶의 가치를 일깨워 준다. 서양 고전학에 해박한 저자는 다양한 텍스트를 넘나들면서도 전문 학자의 어법이 아닌 생활인의 화법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 전병근 지식큐레이터
생명은 결국 죽는가?
블랙번은 사람마다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텔로미어의 길이도 다르고, 마모 속도도 다르다고 말한다. 놀라운 사실은 텔로미어가 얼마나 빨리 닳아 없어질지에 우리 개인의 선택이 어느 정도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블랙번이 쓴 '늙지 않는 비밀'에 따르면 햇볕에 과도하게 노출되거나 만성 염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텔로미어가 빨리 손상된다. 면역력이 약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한 사람도 텔로미어의 길이가 정상보다 현저하게 짧았다고 한다. (386p)
생명이란 무엇일까. 이 오랜 질문에 답한 책들은 많다. 그중에서도 국내 분자생물학자가 비이공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양 강의를 묶어낸 책답게 정연하면서도 잘 읽힌다. 과학의 정신에 충실하되 과학에 매몰되지 않고 과학의 한계까지 돌아보는 저자의 시선이 넓고 깊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우리는 누구이며, 우리는 어디로 가는지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 전병근 지식큐레이터
WEIRD 당신은 누구인가?
인간 종이 성공을 거둔 비밀은 우리의 원초적인 지성이나 추론 능력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는 이들로부터 배우고 배운 것을 사회적 연결망을 통해 외부와 미래 세대로 퍼뜨리는 역량에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남들에게서 선별적으로 배우고 다양한 개인과 인구 집단으로부터 통찰력을 흡수하기 때문에 문화적 진화 과정은 끊임없이 증대되고 개선되는 도구, 기술, 기법, 목표, 동기, 믿음, 규칙, 규범의 목록을 만들어 낼 수 있다. (549p)
"인간의 의미는 무엇이고, 세상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예수회 신부 '떼이야르 드 샤르댕'의 『인간현상』은 과학적 통찰과 신학적 직관을 융합하여 인간의 의미와 세계의 미래에 대한 깊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책입니다. '샤르댕'은 인류의 진화된 모습과 생존 가능성을 고찰하며, 상호작용과 협력을 통해 평화와 화합을 중요시합니다. 인류가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를 숙고하게 만드는 '샤르댕'의 『인간현상』을 소개합니다.
질문은 세상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힘이었다.
질문하는 사람은 불확실성 속에서 기회를 찾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