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여러분은 어떤 단어가 연상되시나요? 저는 풀 내음, 새소리, 명상, 힐링 같은 단어가 떠올려집니다. 보통 사람들은 어떤 단어가 연상될까요? 리서치 회사에서 하는 것처럼 설문을 진행해서 통계를 내볼 수도 있겠지만 저는 ChatGPT로 확인해 보았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ChatGPT는 지금까지 사람들이 사용한 언어에서 문맥의 특징을 파악하고 다음 단어를 예측하여 주어진 질문에 응답을 생성하는 대화형 인공지능 모델입니다. 이를 위해 단어의 의미와 관련된 정보를 수치화하고 벡터화하여 표현합니다. 벡터는 단어 간의 유사도를 계산하는 데 사용되며, 유사도가 높다는 것은 비슷한 범주에 속할 확률이 높고 문맥의 의미에 부합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과일에 관한 텍스트에서는 사과, 배, 딸기 같은 과일 간의 유사도가 높게 나타나며, 가족에 관한 글에서는 엄마, 아빠, 딸, 아들 같은 단어 간의 유사도가 높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자연이라는 단어와 유사도가 높은 단어는 보통 사람들이 일상에서 자연과 관련된 단어로 함께 사용하는 경향이 높은 단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학습되는 데이터에 따라 결과는 아래 이미지처럼 다소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
<철학, 건강, 웰빙 관련 분야 데이터 기준> |
사계절이 명확한 한국 뉴스 데이터로는 자연과 유사도가 높은 단어로 사계절, 변덕 같은 단어가 포함되지만, 많은 분야에서 자연이라는 단어와 명상, 치유, 생명력, 마음의 안정, 휴식, 힐링이란 단어를 연관지어 사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공감하시나요? 도심 속 바쁜 일상과 경쟁적인 학업, 직장, 사회 환경에서 여러 가지 압박으로 인해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라는 유행어가 나올 정도로 바쁜 생활 속 흐름에 빨려들어 자연, 명상, 힐링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기만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잠시 도심 속 공원에서나 집 근처 뒷산에서라도 바람이 스치는 소리, 새들의 지저귐, 나무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을 느끼며 자연이 주는 휴식, 생명력, 마음의 안정을 느껴보세요.
이번 호의 추천 책 『센스 오브 원더』 에서 우리가 자연에 가깝게 다가가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자연에 대한 경이의 감정을 간직하고 강화하는 것, 인간 삶의 경계 저 너머 어딘가에 있는 그 무엇을 새롭게 깨닫는 것, 이런 것들은 어떤 가치를 지닐까? 인생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어린 시절을 즐겁고 기쁘게 보내기 위한 방법일까? 아니면 그 이상의 어떤 깊은 의미가 있는 것일까. 나는 확신한다. 거기에는 분명히 매우 깊은 그 무엇, 언제까지나 이어질 의미심장한 그 무엇이 있다고. 과학자든 일반인이든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삶의 고단함에 쉽게 지치지도 사무치는 외로움에 쉽게 빠지지도 않는다. 물론 그런 사람들이라고 해서 일상에서 분노하거나 걱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마음의 평안에 이르는 오솔길 하나를 간직하고 있다.그 길을 걷다 보면, 분노와 걱정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활력과 흥분을 되찾을 수 있다."
마음의 평안에 이르는 오솔길 하나 간직하고 계십니까?지금은 없더라도, 영혼을 치유할 수 있는 나만의 오솔길을 찾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Take a step towards nature, it'll lead you to a better future." |
이번 호에는 세계적인 괴테 연구자이자 독문학 번역가인 전영애 서울대 명예교수의 선정 도서와 추천사가 함께 합니다. |
📚 『센스 오브 원더』 (레이첼 카슨 지음, 표정훈 옮김, 에코리브르, 2012) |
너와 나, 우리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결코 바랠 수 없는 기억. 정말 그러했다. 로저의 마음속에서 그날 그 광경은 갈수록 점점 더 명확해지는 사진 한 장으로 남았다. 세수하고 이 닦고 동화를 듣다가 잠자리에 드는 것이 밤에 아이가 할 일의 전부일까? 아이는 가능하면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만 하는 걸까? 그날 밤 로저는 하룻밤의 잠을 설친 대신, 어떤 영원한 것과 만났다. 달, 물, 밤하늘·····. 조용히 내 무릎에 앉아, 달빛 속 꿈의 요정이 부르는 노래에 빠져들던 로저가 나지막이 속삭였다. "난 여기가 좋아요, 우리가 함께 있으니까." (37쪽) |
환경연구가, 생물학자의 글과 사진에 나직하고 따스하지만 힘 있는 호소가 담겨 있다. “어린이들이 가진 경이의 감정이 언제까지나 지켜지도록 도와주세요!” 자연에서 형성된 감각은, 훗날 지식과 지혜의 씨앗이 터 잡아 자라날 “기름진 땅”이며 마지막까지 삶을 지켜주는 힘이기에, 유년 시절은 바로 그런 수호 “요정”과도 같은 감각을 마련할 시간이라는 것, 삶의 무게를 이기는 오솔길 하나가 마음속에 놓이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전영애 교수 |
📚 『풀잎』 (월트 휘트먼 지음, 허현숙 옮김, 열린책들, 2011) |
나 자신의 노래
그 끌어당기고 잡아당기는 것과 무관하게 현재의 내가 서 있다, 서 있다, 즐거워하며, 만족스럽게, 불쌍히 여기며, 빈둥거리며, 일관되게, 아래를 내려다보고, 몸을 세우고, 알 수 없는 어떤 휴식에 팔을 두르며,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갸웃거리는 호기심 어린 머리로, 그 게임의 안과 밖 모두를 바라보며,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며, 그것을 궁금해하며. (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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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환경 문제는 위기관리의 차원으로 넘어가 절박한 현실문제가 되어버렸다. 이 시집은 모든 사물 속에서 모든 진리가 기다리고 있으므로 개미, 청개구리, 모래 한 알도 눈여겨보며 아끼라고 말한다. 풀잎 하나하나가 그걸 들여다보는 “아이”이고, “별들의 여행의 기록”이므로. 자연에 기울어진 관심은, 하나같이 소중한 개인들이 이루는 사회에 대한 굳건한 믿음으로 종착된다. 파편화 이전의 자연에 대한 의식이 아름다운 시구에 담겨 영원한 고전으로 읽힌다. - 전영애 교수 |
📚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헤르만 헤세 지음, 안인희 옮기고 엮음, 창비, 2021) |
새 탄생의 기적
시간이 그런 것을 허용하고, 기분이 좋을 때면 나는 습기를 머금은 풀밭에 오래 누워 있거나, 아니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튼튼한 나무줄기를 기어올라 나뭇가지에 누워 몸을 흔들면서 봉오리의 향내와 새로 나온 수지 냄새를 맡는다. 그리고 나뭇가지들의 그물망과 초록색과 하늘색이 저 위에서 뒤엉킨 것을 바라보며 조용한 손님이 되어 소년 시절이라는 행복한 정원으로 꿈꾸듯 들어간다. 다시 한번 그리로 날아가 청춘의 맑은 아침 공기로 숨 쉬고 한번 더, 잠시만이라도 세상을 그렇게 바라보는 것은 아주 드물게 이루어지는 멋진 일이다. (32쪽) |
헤세 자신이 묶어 펴낸 책을 옮긴 것이 아니고 역자가 헤세의 글 중에서 나무에 관한 시와 산문들을 추려 묶은 책이다. 『구름』이라는 제목으로 또 한 권을 묶는 게 맞지 않겠나 싶을 정도로 헤세의, 특히 노년의 헤세의 글들에는 자연이 많이 감겨 있다. 무릇 시가 그러하기는 하지만, 헤세의 전체 시를 읽다 보면 고요히 자연 앞에 선 시인의 모습이 한 그루 나무처럼 떠오른다. 그렇게 바라본 자연의 세세한 모습과 성찰이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에 담겨 있다. -전영애 교수 |
📺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 '해변의 승려' I 고전5미닛 (5:34) |
"자연은 신비로움과 숭고함을 품은 하나의 생명이다. 공기와 물, 바위, 나무 등을 충실히 재현하는 것이 나의 목표는 아니다. 그런 대상들 속에 있는 영혼과 감정을 재현해 내는 것이 바로 나의 목표다." - 독일 낭만주의 풍경화의 대가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 *유료 협찬 콘텐츠로 2023.8.31까지 시청 가능합니다. |
📺 [15분 완독]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I고전책방 (12:16) |
"시 한 줄을 장식하는 것이 나의 꿈은 아니다. 내가 월든 호수에 사는 것보다 신과 천국에 더 가까이 갈 수는 없다. 나는 나의 호수의 돌 깔린 기슭이며 그 위를 스쳐가는 산들바람이다. 내 손바닥에는 호수의 물과 모래가 담겨 있으며, 호수의 가장 깊은 곳은 내 생각 드높은 곳에 떠 있다." - 『월든』 중에서 |
📺 [응용명상] 진정한 나를 만나요, 숲과 함께하는 명상 I서울국제명상엑스포 (13:08) |
숲은 평등한 마음을 가지고 우리가 현재의 삶을 살 수 있게 한다. - 불소행찬(佛所行讚) 중에서 |
📺 [자연의 철학자들] 풀처럼 산다 한들 I KBS다큐 (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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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여러분은 어떤 단어가 연상되시나요? 저는 풀 내음, 새소리, 명상, 힐링 같은 단어가 떠올려집니다. 보통 사람들은 어떤 단어가 연상될까요? 리서치 회사에서 하는 것처럼 설문을 진행해서 통계를 내볼 수도 있겠지만 저는 ChatGPT로 확인해 보았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ChatGPT는 지금까지 사람들이 사용한 언어에서 문맥의 특징을 파악하고 다음 단어를 예측하여 주어진 질문에 응답을 생성하는 대화형 인공지능 모델입니다. 이를 위해 단어의 의미와 관련된 정보를 수치화하고 벡터화하여 표현합니다. 벡터는 단어 간의 유사도를 계산하는 데 사용되며, 유사도가 높다는 것은 비슷한 범주에 속할 확률이 높고 문맥의 의미에 부합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과일에 관한 텍스트에서는 사과, 배, 딸기 같은 과일 간의 유사도가 높게 나타나며, 가족에 관한 글에서는 엄마, 아빠, 딸, 아들 같은 단어 간의 유사도가 높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자연이라는 단어와 유사도가 높은 단어는 보통 사람들이 일상에서 자연과 관련된 단어로 함께 사용하는 경향이 높은 단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학습되는 데이터에 따라 결과는 아래 이미지처럼 다소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사계절이 명확한 한국 뉴스 데이터로는 자연과 유사도가 높은 단어로 사계절, 변덕 같은 단어가 포함되지만, 많은 분야에서 자연이라는 단어와 명상, 치유, 생명력, 마음의 안정, 휴식, 힐링이란 단어를 연관지어 사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공감하시나요? 도심 속 바쁜 일상과 경쟁적인 학업, 직장, 사회 환경에서 여러 가지 압박으로 인해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라는 유행어가 나올 정도로 바쁜 생활 속 흐름에 빨려들어 자연, 명상, 힐링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기만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잠시 도심 속 공원에서나 집 근처 뒷산에서라도 바람이 스치는 소리, 새들의 지저귐, 나무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을 느끼며 자연이 주는 휴식, 생명력, 마음의 안정을 느껴보세요.
이번 호의 추천 책 『센스 오브 원더』 에서 우리가 자연에 가깝게 다가가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자연에 대한 경이의 감정을 간직하고 강화하는 것, 인간 삶의 경계 저 너머 어딘가에 있는 그 무엇을 새롭게 깨닫는 것, 이런 것들은 어떤 가치를 지닐까? 인생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어린 시절을 즐겁고 기쁘게 보내기 위한 방법일까? 아니면 그 이상의 어떤 깊은 의미가 있는 것일까.
나는 확신한다. 거기에는 분명히 매우 깊은 그 무엇, 언제까지나 이어질 의미심장한 그 무엇이 있다고. 과학자든 일반인이든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삶의 고단함에 쉽게 지치지도 사무치는 외로움에 쉽게 빠지지도 않는다. 물론 그런 사람들이라고 해서 일상에서 분노하거나 걱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마음의 평안에 이르는 오솔길 하나를 간직하고 있다.그 길을 걷다 보면, 분노와 걱정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활력과 흥분을 되찾을 수 있다."
마음의 평안에 이르는 오솔길 하나 간직하고 계십니까?지금은 없더라도, 영혼을 치유할 수 있는 나만의 오솔길을 찾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Take a step towards nature, it'll lead you to a better future."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결코 바랠 수 없는 기억. 정말 그러했다. 로저의 마음속에서 그날 그 광경은 갈수록 점점 더 명확해지는 사진 한 장으로 남았다. 세수하고 이 닦고 동화를 듣다가 잠자리에 드는 것이 밤에 아이가 할 일의 전부일까? 아이는 가능하면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만 하는 걸까?
그날 밤 로저는 하룻밤의 잠을 설친 대신, 어떤 영원한 것과 만났다. 달, 물, 밤하늘·····. 조용히 내 무릎에 앉아, 달빛 속 꿈의 요정이 부르는 노래에 빠져들던 로저가 나지막이 속삭였다. "난 여기가 좋아요, 우리가 함께 있으니까." (37쪽)
환경연구가, 생물학자의 글과 사진에 나직하고 따스하지만 힘 있는 호소가 담겨 있다. “어린이들이 가진 경이의 감정이 언제까지나 지켜지도록 도와주세요!” 자연에서 형성된 감각은, 훗날 지식과 지혜의 씨앗이 터 잡아 자라날 “기름진 땅”이며 마지막까지 삶을 지켜주는 힘이기에, 유년 시절은 바로 그런 수호 “요정”과도 같은 감각을 마련할 시간이라는 것, 삶의 무게를 이기는 오솔길 하나가 마음속에 놓이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전영애 교수
그 끌어당기고 잡아당기는 것과 무관하게 현재의 내가 서 있다,
서 있다, 즐거워하며, 만족스럽게, 불쌍히 여기며, 빈둥거리며, 일관되게,
아래를 내려다보고, 몸을 세우고, 알 수 없는 어떤 휴식에 팔을 두르며,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갸웃거리는 호기심 어린 머리로,
그 게임의 안과 밖 모두를 바라보며,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며, 그것을 궁금해하며. (49쪽)
이제 환경 문제는 위기관리의 차원으로 넘어가 절박한 현실문제가 되어버렸다. 이 시집은 모든 사물 속에서 모든 진리가 기다리고 있으므로 개미, 청개구리, 모래 한 알도 눈여겨보며 아끼라고 말한다. 풀잎 하나하나가 그걸 들여다보는 “아이”이고, “별들의 여행의 기록”이므로. 자연에 기울어진 관심은, 하나같이 소중한 개인들이 이루는 사회에 대한 굳건한 믿음으로 종착된다. 파편화 이전의 자연에 대한 의식이 아름다운 시구에 담겨 영원한 고전으로 읽힌다.
- 전영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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