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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기사[문화산책] 미술관 앞 지관서가(2024.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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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건희 컬렉션 전시회가 있어 울산시립미술관을 찾았다. 관람을 끝내고 출구로 나오자, 맞은편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통창 안으로 차를 마시며 여유롭게 책 읽는 사람들이 보였다. 나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향했다. 서가로 둘러싸인 탁 트인 공간에 안락한 의자들, 환한 조명이 잘 어우러지는 곳. 지관서가였다.

지관서가(止觀書架)는 차를 마시지 않아도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북카페 형태의 도서관처럼 느껴진다. 이곳은 <주>SK의 재원을 기반으로 인문학 재단법인 플라톤 아카데미가 기획하고, 지방자치단체가 공공 공간을 제공해 만들어진 복합 인문·문화공간이다. '지관(止觀)'은 멈추어서 바라보는 일을 뜻한다. 자기 성찰을 통해 더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구현하자는 데 의미를 둔다.

지관서가는 플라톤 아카데미를 중심으로 강연, 북 토크, 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공간 특색을 고려해 지역 정서에 어울리는 독창적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역 주민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2021년 4월, 울산대공원을 시작으로 장생포, 선암호수공원, 유니스트, 울산시립미술관, 박상진 호수공원, 여주 괴테 마을에 지관서가가 문을 열었다. 지관서가는 다양한 주제들로 도서를 선정한다. '관계'(울산대공원), '일'(장생포), '나이 듦'(선암호수공원), '명상'(유니스트), '아름다움'(울산시립미술관), '영감'(박상진 호수공원), '극복'(괴테 마을)을 공간의 주제로 한다.

울산시립미술관 지관서가의 테마는 '아름다움'이다. 숭고와 열망, 예술가의 꿈, 조화와 성찰, 예술가의 말 순서로 북 큐레이션이 이루어져 있다. 미술관이라는 특색에 맞게 예술 서적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미술관 지관서가의 직원이 대부분 중장년층인 것도 눈에 띄었다. 직원분께서 지관서가는 시니어 인력 채용에 앞장서는 곳이라고 했다. 수익금 일부를 지역 사회에 환원한다는 정보도 알려주셨다. 대화 속에서 지역 사회 공헌을 향한 기업의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2026년까지 울산에 스무 곳의 지관서가가 들어설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라 울산 외 여러 지역에 지관서가를 열 예정이라고 한다. 작년 개관한 괴테 마을 지관서가가 알차게 운영되고 있고, 경북 예천에도 지관서가가 곧 착공되어 지역 사회에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고 시민들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지관서가는 지역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며 시민들의 행복한 놀이터가 되고 있다. 이처럼 시민들에게 풍부한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 전국 곳곳에 많이 생기길 희망한다. 임은영<소설가>


[원문보기] 

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240311010001288


▲ 울산시립미술관 지관서가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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