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관서가매니아 인터뷰 01
안녕하세요. 민트 황윤정입니다.
양천구 목동에 살고 두 아이를 키우는 40대 주부입니다.
MBTI는 ENFP(재기발랄한 활동가)에요. 원래 사람 만나는걸 참 좋아하는데, 오랫동안 편집일을 하다 보니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해지기도 하고, 계속된 지방살이를 하다 보니 공교롭게 더 그렇게 되었어요. 결정적으로 코로나 때문에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법을 통달했다고나 할까요?
젊은 시절엔 집밖에 싸돌아다니면서 즐거움을 찾아다녔지만, 이제는 아이와 보내는 일상의 맛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보내다 보니 아이의 성향을 점점 닮아가면서 제가 변해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얼마 전 저를 소개하는 기회가 있어서 생각해 봤는데 원래 저의 성향 때문인지 아이를 닮아가서인지 모르겠지만, 생각해 볼수록 제가 40대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아이의 감성으로 살아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는 여전히 십 대 청소년 드라마나 영화도 잘 보고 웹툰도 즐겨보는데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스타나 페이스북도 좋아합니다. 아들이 엄마가 자기보다 십 대 같다고 이야기할 정도니까요.
정리하자면 드라마 보기. 웹툰, 웹소설, 소설책 읽기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2, 30대는 실용서적, 심리학 서적 위주로 많이 읽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오히려 소설책을 찾게 되더라고요.
소설 속에서 판타지나 새로운 삶을 접하면서 제가 살아보지 못하는 삶 속으로 모험을 떠나는 느낌,
내가 누리지 못하는 다양한 삶을 대리 체험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인생 책을 한 권 꼽는 게 어렵네요. 그때그때 바뀌거든요. 제가 드라마를 좋아하니 드라마를 한 편 골라봐도 될까요? 2014년도에 방영한 노희경 작가의 <괜찮아, 사랑이야>인데요. 극 중 남자 주인공(조인성)은 화려해 보이지만 어린 시절 트라우마로 밤에 침대가 아닌 화장실 욕조에서만 자거든요. 어느 날 시골로 놀러 갔다가 여자 친구(공효진)가 화장실 구석에서 자는 남자 주인공을 발견하고는 놀라지 않고 조용히 문을 닫아주는 장면이 나와요. 그러고 나서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는데 그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판단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품어주는 게 참 좋았던 거 같아요.
그리고 제가 심리학자 칼 융을 참 좋아하는데요. 나이 들어 가면서 좋아하게 되었어요. 어렸을 때는 세상의 밝은 면만 보고 살다가 나이 드니까 인생이 계획대로 살아지지도 않고, 어둡고 모난 부분도 마주하게 되잖아요. 그걸 칼 융의 ‘빛과 그림자’를 통해 인생의 한 부분이라고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아요. 제가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를 좋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인 것 같습니다.
삶 자체가 주기가 있잖아요. 그 주기를 겪다 보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가끔 힘들고 어둡고 황망한 상황에 놓이면 내게도 이런 순간이 왔구나, 하지만 지나가겠지, 조금만 버텨보자, 하는 생각으로 기다리고 있으면 다시 다른 주기가 찾아오더라구요.
혼자 놀기에 통달했다고 생각했던 저에게도 코로나 시기는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굉장히 심적으로 지치고 답답했는데 우연한 계기로 지관서가에서 주최하는 인생 책, 그림책 모임을 알게 되었어요. 줌으로 모이는 모임이었지만 사람들의 따뜻하고 호기심 넘치는 에너지가 그대로 전달되는 것 같았어요. 오히려 팬데믹으로 더 농축되고 간절해진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그때 함께 책을 보며 책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경험이었는지 몰라요.
한 달에 한 번 하는 ‘책 읽는 저녁’에 참여하고 있어요. 좋은 강연이 참 많아서 강연도 틈틈이 듣고 있습니다. 요즘은 지관서가를 소개하고 알리는 일에 동참하고 있어요. 정기적으로 지관서가 독서 모임에 대한 리뷰도 쓰고 있구요.
먼저 온라인 상에서 먼저 만나고 교제하게 되었는데요. 생활 영역에서의 공통 분모는 없을 수 있지만 사실 책과 문화적 호기심이 참 많은 사람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혼자 누리기보다는 함께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구요. 저는 그런 의미에서 좋은 취지의 일을 자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인지 처음부터 서로에게 호의적이고 환대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 느낌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그때 온라인으로 알던 사람들을 오프라인 상에서 만나니 진짜 물리적인 관계가 맺어진 느낌이었어요. 인연의 끈이 좀 더 끈끈해진 느낌. 온라인으로 소통할 때도 참 좋았지만, 오프라인 모임은 결이 다른 의미에서 좋았습니다. 이 사람들을 직접 만나니 이 사람들과 더 친해져서 평생 가는 뭔가를 해보고 싶다, 더 가까워지고 싶다, 이런 마음이 생기던데요.
지관서가 매니아 발대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그래서 생각했어요, 나는 혼자서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나도 모르는 욕구가 내 안에 있었던 것인가? 그리고 제가 소설책을 좋아하는 이유처럼, 다양한 연령대, 분야에 계시는 저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시는 분들을 보면서 그 인생의 면면을 함께 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그리고 제가 ENFP 성향을 타고났지만, 우연히 지방살이도 하게 되고 팬데믹도 겪게 되면서 40대를 지나왔어요. 그런데 사실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사람과 만나고 교제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좋은 사람들과 이렇게 만나고 교제하는 것이 삶의 신선한 자극이 됩니다.
저의 단조롭고 습관적인 삶이 좀 더 적극적이고 탄력적으로 바뀌었다고 할까요? 익숙한 방식으로 살고 있었는데 새로운 사람들에게 자극도 받고 책도 읽어야 하고 생각을 나눠야 하고, 강연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접하고 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나 스스로가 알게 모르게 변화하고 삶의 태도도 적극적으로 바뀐 것 같아요.
우리는 늘 마감일이 있어야 움직이게 되잖아요. 일상 속에서 약간의 시간을 내어 지관서가 매니아로서 이런저런 활동을 하다 보면 재미있고 무언가 내 속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관서가매니아 발대식이 아니었나 싶어요. 온라인에서 소통하는 사람들을 실제로 만났을 때 그 색다른 감동. ^^
그리고 저는 독서 모임, 강연 전에 지관서가 소개하는 일을 맡고 있는데요. 사람들 앞에서 뭔가를 말해야 하는 것 자체가 저에겐 도전적인 일이고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어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좋아하지만 나서서 말하는 기회는 없었어요. 지관서가 매니아 활동을 통해 작은 도전의 기회가 쌓이고 그걸 해내는 과정이 즐거워요. 그리고 그 소개하는 경험을 통해 저부터 지관서가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조만간 지관서가매니아분들과 울산 기행을 할 예정인데, 아마 나중에는 그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관서가 매니아의 단톡방이 있잖아요. 그 톡방이 저는 참 좋아요. 활동에 대해 공유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안부를 물어주고 근황을 알리고, 좋은 소식이 있으면 함께 나누고 함께 기뻐해 주는 이런 모습들이 있거든요. 유쾌하고 좋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배우고 서로에게 자극이 되고 친절을 나누는 작은 모습들이요. 나는 그것이 지관서가매니아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여기서 함께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할 수 있다면 더 의미 있을 것 같아요.
구체적인 활동을 추천한다면 무엇보다 독서 모임이요. 한 달에 한 번씩 배우는 게 정말 많아요. 제가 독서를 즐기는 편이었지만 배움의 깊이와 반경이 다름을 느낍니다. 제 배움의 지평이 넓어지면 내 지인들과 아이들에게도 나눌 수 있는 것이 생기니까 더 좋습니다.
친절하고 타인에 대해 열린 사람들
다양한 환경을 가졌지만 어떻게 보면 가장 공통 분모가 많은 사람들이에요. 꽁하거나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없잖아요. 배우고 싶어 하고 알고 싶어 하고 나누고 싶어 하고. 어쩌면 함께 활동하면서 점차 그렇게 변화하는 것 같기도 해요.
지난달에 ‘책 읽는 저녁’에서 읽었던 『낯은 사람에게 말을 걸면』이라는 책이요. 어느 순간 우리는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걸 경계하게 되었잖아요. 그 책은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었던 이유에서 이야기를 나눌 때 세상과 연결되고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어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배우는 게 많았고 많은 사람이 읽고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진짜 어려운 질문인데요. 어느새 제가 나이를 많이 먹었다고 생각하고, 노력하는 것을 멈추는 지점이 생기더라구요.. 아이를 키우다 보니 10년이 어영부영 지나가 버린 느낌이에요. 아이도 많이 커서 예전처럼 내 손길이 많이 필요하지도 않게 되었는데요. 요새 가끔 드는 생각은 내가 가진 시간과 배운 것들이 쓰임새를 찾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어요. 『바닷가에서』라는 책에서 난민들을 위해서 애쓰는 한 영국 여성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는데요. 우리 주변에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은데, 난 왜 집에서 쉬고 있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멈춰있었다고 할까요.
나의 경험, 재능, 내가 가진 것들이 쓰임새를 찾지 못하고 시간 속에서 그냥 허비되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있어요. 세상엔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또 있지 않을까요. 10년 후에는 나의 쓰임새를 찾아 세상 속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내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앞선 대답과 같은 맥락인데요. 나의 재능을 통해 할 수 있고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지관서가와 함께 고민해 보고 싶어요.
#지관서가매니아 인터뷰 01
안녕하세요. 민트 황윤정입니다.
양천구 목동에 살고 두 아이를 키우는 40대 주부입니다.
MBTI는 ENFP(재기발랄한 활동가)에요. 원래 사람 만나는걸 참 좋아하는데, 오랫동안 편집일을 하다 보니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해지기도 하고, 계속된 지방살이를 하다 보니 공교롭게 더 그렇게 되었어요. 결정적으로 코로나 때문에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법을 통달했다고나 할까요?
젊은 시절엔 집밖에 싸돌아다니면서 즐거움을 찾아다녔지만, 이제는 아이와 보내는 일상의 맛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보내다 보니 아이의 성향을 점점 닮아가면서 제가 변해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얼마 전 저를 소개하는 기회가 있어서 생각해 봤는데 원래 저의 성향 때문인지 아이를 닮아가서인지 모르겠지만, 생각해 볼수록 제가 40대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아이의 감성으로 살아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는 여전히 십 대 청소년 드라마나 영화도 잘 보고 웹툰도 즐겨보는데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스타나 페이스북도 좋아합니다. 아들이 엄마가 자기보다 십 대 같다고 이야기할 정도니까요.
정리하자면 드라마 보기. 웹툰, 웹소설, 소설책 읽기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2, 30대는 실용서적, 심리학 서적 위주로 많이 읽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오히려 소설책을 찾게 되더라고요.
소설 속에서 판타지나 새로운 삶을 접하면서 제가 살아보지 못하는 삶 속으로 모험을 떠나는 느낌,
내가 누리지 못하는 다양한 삶을 대리 체험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인생 책을 한 권 꼽는 게 어렵네요. 그때그때 바뀌거든요. 제가 드라마를 좋아하니 드라마를 한 편 골라봐도 될까요? 2014년도에 방영한 노희경 작가의 <괜찮아, 사랑이야>인데요. 극 중 남자 주인공(조인성)은 화려해 보이지만 어린 시절 트라우마로 밤에 침대가 아닌 화장실 욕조에서만 자거든요. 어느 날 시골로 놀러 갔다가 여자 친구(공효진)가 화장실 구석에서 자는 남자 주인공을 발견하고는 놀라지 않고 조용히 문을 닫아주는 장면이 나와요. 그러고 나서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는데 그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판단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품어주는 게 참 좋았던 거 같아요.
그리고 제가 심리학자 칼 융을 참 좋아하는데요. 나이 들어 가면서 좋아하게 되었어요. 어렸을 때는 세상의 밝은 면만 보고 살다가 나이 드니까 인생이 계획대로 살아지지도 않고, 어둡고 모난 부분도 마주하게 되잖아요. 그걸 칼 융의 ‘빛과 그림자’를 통해 인생의 한 부분이라고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아요. 제가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를 좋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인 것 같습니다.
삶 자체가 주기가 있잖아요. 그 주기를 겪다 보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가끔 힘들고 어둡고 황망한 상황에 놓이면 내게도 이런 순간이 왔구나, 하지만 지나가겠지, 조금만 버텨보자, 하는 생각으로 기다리고 있으면 다시 다른 주기가 찾아오더라구요.
혼자 놀기에 통달했다고 생각했던 저에게도 코로나 시기는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굉장히 심적으로 지치고 답답했는데 우연한 계기로 지관서가에서 주최하는 인생 책, 그림책 모임을 알게 되었어요. 줌으로 모이는 모임이었지만 사람들의 따뜻하고 호기심 넘치는 에너지가 그대로 전달되는 것 같았어요. 오히려 팬데믹으로 더 농축되고 간절해진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그때 함께 책을 보며 책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경험이었는지 몰라요.
한 달에 한 번 하는 ‘책 읽는 저녁’에 참여하고 있어요. 좋은 강연이 참 많아서 강연도 틈틈이 듣고 있습니다. 요즘은 지관서가를 소개하고 알리는 일에 동참하고 있어요. 정기적으로 지관서가 독서 모임에 대한 리뷰도 쓰고 있구요.
먼저 온라인 상에서 먼저 만나고 교제하게 되었는데요. 생활 영역에서의 공통 분모는 없을 수 있지만 사실 책과 문화적 호기심이 참 많은 사람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혼자 누리기보다는 함께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구요. 저는 그런 의미에서 좋은 취지의 일을 자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인지 처음부터 서로에게 호의적이고 환대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 느낌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그때 온라인으로 알던 사람들을 오프라인 상에서 만나니 진짜 물리적인 관계가 맺어진 느낌이었어요. 인연의 끈이 좀 더 끈끈해진 느낌. 온라인으로 소통할 때도 참 좋았지만, 오프라인 모임은 결이 다른 의미에서 좋았습니다. 이 사람들을 직접 만나니 이 사람들과 더 친해져서 평생 가는 뭔가를 해보고 싶다, 더 가까워지고 싶다, 이런 마음이 생기던데요.
지관서가 매니아 발대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그래서 생각했어요, 나는 혼자서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나도 모르는 욕구가 내 안에 있었던 것인가? 그리고 제가 소설책을 좋아하는 이유처럼, 다양한 연령대, 분야에 계시는 저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시는 분들을 보면서 그 인생의 면면을 함께 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그리고 제가 ENFP 성향을 타고났지만, 우연히 지방살이도 하게 되고 팬데믹도 겪게 되면서 40대를 지나왔어요. 그런데 사실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사람과 만나고 교제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좋은 사람들과 이렇게 만나고 교제하는 것이 삶의 신선한 자극이 됩니다.
저의 단조롭고 습관적인 삶이 좀 더 적극적이고 탄력적으로 바뀌었다고 할까요? 익숙한 방식으로 살고 있었는데 새로운 사람들에게 자극도 받고 책도 읽어야 하고 생각을 나눠야 하고, 강연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접하고 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나 스스로가 알게 모르게 변화하고 삶의 태도도 적극적으로 바뀐 것 같아요.
우리는 늘 마감일이 있어야 움직이게 되잖아요. 일상 속에서 약간의 시간을 내어 지관서가 매니아로서 이런저런 활동을 하다 보면 재미있고 무언가 내 속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관서가매니아 발대식이 아니었나 싶어요. 온라인에서 소통하는 사람들을 실제로 만났을 때 그 색다른 감동. ^^
그리고 저는 독서 모임, 강연 전에 지관서가 소개하는 일을 맡고 있는데요. 사람들 앞에서 뭔가를 말해야 하는 것 자체가 저에겐 도전적인 일이고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어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좋아하지만 나서서 말하는 기회는 없었어요. 지관서가 매니아 활동을 통해 작은 도전의 기회가 쌓이고 그걸 해내는 과정이 즐거워요. 그리고 그 소개하는 경험을 통해 저부터 지관서가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조만간 지관서가매니아분들과 울산 기행을 할 예정인데, 아마 나중에는 그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관서가 매니아의 단톡방이 있잖아요. 그 톡방이 저는 참 좋아요. 활동에 대해 공유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안부를 물어주고 근황을 알리고, 좋은 소식이 있으면 함께 나누고 함께 기뻐해 주는 이런 모습들이 있거든요. 유쾌하고 좋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배우고 서로에게 자극이 되고 친절을 나누는 작은 모습들이요. 나는 그것이 지관서가매니아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여기서 함께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할 수 있다면 더 의미 있을 것 같아요.
구체적인 활동을 추천한다면 무엇보다 독서 모임이요. 한 달에 한 번씩 배우는 게 정말 많아요. 제가 독서를 즐기는 편이었지만 배움의 깊이와 반경이 다름을 느낍니다. 제 배움의 지평이 넓어지면 내 지인들과 아이들에게도 나눌 수 있는 것이 생기니까 더 좋습니다.
친절하고 타인에 대해 열린 사람들
다양한 환경을 가졌지만 어떻게 보면 가장 공통 분모가 많은 사람들이에요. 꽁하거나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없잖아요. 배우고 싶어 하고 알고 싶어 하고 나누고 싶어 하고. 어쩌면 함께 활동하면서 점차 그렇게 변화하는 것 같기도 해요.
지난달에 ‘책 읽는 저녁’에서 읽었던 『낯은 사람에게 말을 걸면』이라는 책이요. 어느 순간 우리는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걸 경계하게 되었잖아요. 그 책은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었던 이유에서 이야기를 나눌 때 세상과 연결되고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어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배우는 게 많았고 많은 사람이 읽고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진짜 어려운 질문인데요. 어느새 제가 나이를 많이 먹었다고 생각하고, 노력하는 것을 멈추는 지점이 생기더라구요.. 아이를 키우다 보니 10년이 어영부영 지나가 버린 느낌이에요. 아이도 많이 커서 예전처럼 내 손길이 많이 필요하지도 않게 되었는데요. 요새 가끔 드는 생각은 내가 가진 시간과 배운 것들이 쓰임새를 찾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어요. 『바닷가에서』라는 책에서 난민들을 위해서 애쓰는 한 영국 여성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는데요. 우리 주변에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은데, 난 왜 집에서 쉬고 있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멈춰있었다고 할까요.
나의 경험, 재능, 내가 가진 것들이 쓰임새를 찾지 못하고 시간 속에서 그냥 허비되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있어요. 세상엔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또 있지 않을까요. 10년 후에는 나의 쓰임새를 찾아 세상 속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내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앞선 대답과 같은 맥락인데요. 나의 재능을 통해 할 수 있고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지관서가와 함께 고민해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