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나무
지관서가 인생테마 추천도서 《지혜의 나무》는 비영리 재단법인 플라톤 아카데미가 기획한 독서문화 확산 사업으로 5인의 전문가가 인생테마를 주제로 인문 도서를 선정하고 소개합니다.
2024년 지혜의 나무 자문위원으로 김재인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교수, 김홍중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이현우 서평가(로쟈), 전병근 지식큐레이터, 문화예술사업 (사)와우컬처랩 이현진대표가 참여했습니다.
『승리는 언제나 일시적이다』, 로버트 자레츠키 지음, 윤종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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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2023-09-03 12:53
마음의 타락은 우리가 숨 쉬는 공기가 오염으로 변질되는 것보다 훨씬 무서운 역병이다. 후자는 살아 있는 동물이 가진 동물로서의 본성을 오염시키지만, 전자는 인간이 가진 인간성을 오염시킨다. (101p)
최선재2023-09-16 15:48
카뮈는 짧은 생애 동안 그 사랑을 제대로 정의하지 못했으며, 더 오래 살았다 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런 일은 누구도 해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뮈는 그의 어머니가 그랬듯 사랑은 멀리 있는 듯 보여도 늘 곁에 있음을 알았다. 사고로 죽기 얼마 전, 카뮈는 어머니의 사랑이 침묵 속에서도 “끊임없이 내게 말을 걸었다”고 썼다. 이렇듯 사랑이 침묵 속에서도 늘 그의 곁을 지키지 않았다면, 이 특별한 최초의 인간은 최후의 인간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언젠가 카뮈는 부조리는 왕이지만 “사랑이 우리를 부조리에서 구한다”고 말했다. 이 말이 항상 사실이기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겠지만, 그렇다 해도 우리는 결코 절망에 빠져서는 안 된다.
- 〈후기. 《최후의 인간》부터 《최초의 인간》까지〉, 265쪽
- 〈후기. 《최후의 인간》부터 《최초의 인간》까지〉, 265쪽
초여름2023-10-11 22:25
이런 상황에서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몽테뉴에게 답은 에세이를 쓰는 것이다. 그는 정신이 발을 디딜 "굳건한 발판"을 찾을 수 있다면 에세이를 쓸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그런 상황이라면 "결정을 내리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세상도, 몽테뉴 자신도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릴 만큼 같은 상태를 길게 유지할 수 없다. 인간은 태어난 순간부터 현상학적 혼란에 삼켜지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바다 위에서 섬처럼 가만히 떠 있는 것이 아니라 코르크처럼 휩쓸리는 처지에 놓인다. 그러므로 에세이를 쓰는 행위는 닻을 내리고 배를 묶을 곳을 찾는 시도라기보다는, 현재가 과거로 바뀌는 순간을(그리고 그 순간의 자신을) 포착하려는 끝없는 시도다. - p.132
필명 '로쟈'로 알려진 이현우 서평가의 선정 도서와 추천사입니다.
📚 『승리는 언제나 일시적이다』, 로버트 자레츠키 지음, 윤종은 옮김, 휴머니스트,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