止觀의 계절서재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 권의 책이 우리 곁에 도착합니다. 

봄바람에 첫 페이지가 열리고, 여름 한낮의 그늘 아래서 문장이 익어갑니다. 

가을이면 밑줄 친 한 줄이 낙엽처럼 가슴에 내려앉고, 겨울밤 고요 속에서 비로소 그 뜻이 온전히 스며듭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결국 자기 안의 계절을 한 바퀴 돌아 만나는 일입니다. 


비영리 재단법인 止觀이 기획한 독서문화 확산 사업인 《止觀 의 계절서재》는  5인의 전문가가 인생테마를 주제로  인문 도서를 선정하고 소개합니다.
2026년 그 계절의 길목에서 독서의 방향을 잡아준 자문위원은  

이현정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교수, 이현우 서평가(로쟈), 전병근 지식큐레이터,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성해영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한충수 철학과 교수 가 참여했습니다.

 

[2025] 운명 | 임레 케르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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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임레 케르테스 지음, 유진일 옮김,민음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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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원제는 '운명 없음'이다. <운명>은 헝가리 작가 임레 케르테스의 대표작으로 홀로코스트 생존 경험담을 담고 있다. 아우슈비츠와 부헨발트 등의 강제수용소를 거치면서 열네 살 주인공이 겪은 고통의 경험은 오히려 담담하게 기술된다. 기적적으로 고향 부다페스트로 생환하지만 그는 몸도 마음도 노인처럼 변해버렸다. 그렇지만 자신의 경험을 운명으로 치부하고 망각하라는 주위의 충고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만약 운명이 있다면 자유란 없으며, 반대로 자유가 있다면 운명이란 없다는 생각으로 맞선다. 심지어는 수용소의 행복도 가능했다고 말한다. 인간성 말살 체험에 어떻게 응전할 것인가 되새겨보게 한다.
- 서평가 이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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