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나무
지관서가 인생테마 추천도서 《지혜의 나무》는 비영리 재단법인 플라톤 아카데미가 기획한 독서문화 확산 사업으로 5인의 전문가가 인생테마를 주제로 인문 도서를 선정하고 소개합니다.
2024년 지혜의 나무 자문위원으로 김재인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교수, 김홍중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이현우 서평가(로쟈), 전병근 지식큐레이터, 문화예술사업 (사)와우컬처랩 이현진대표가 참여했습니다.
『녹스』, 앤 카슨 지음, 윤경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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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재2023-09-16 16:03
앤 카슨의 <녹스>는 192쪽의 종이가 아코디언처럼 하나로 이어진 형태의 책. 장인들의 수작업을 거쳐 완성된 <녹스>는 1978년부터 2000년까지 22년간 만나지 못했던 오빠의 죽음을 접한 앤 카슨이 그의 삶을, 존재를, 기억을 종이에 밀착해낸 결과물이다. 책의 내용은 스크랩, 시와 산문, 번역문(고대 로마 시인 카툴루스의 서정적 비가)을 오가는데, 고인을 우리가 알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기보다는 충분히 알 기회를 얻지 못한 가까운 이를 상실한 무중력의 감정 상태를 함께 탐색하고 체험하게 한다. 단편적인 기억의 발굴, 빌려오고 옮겨낸 단어들, 끝없이 솟아나는 슬픔의 언어 속에서, 기나긴 하나의 페이지로 구성된 아코디언북이 지니는 물성을 통해서 독자는 애도의 경험을 공유하게 된다.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101359
곽예찬2023-10-15 19:26
나는 마이클에 대해 그다지 많이 말하고 싶지 않아요
당신들 모두 그를 제각기 다르게 알고 있잖아요.
그와 나는 풍파가 몰아치는 삶을 살았고
시끄럽게 싸웠어요.
그럼에도 유리는 서로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결코 의심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이제 음미할 거리가 조금 있는데요.
어제는 바꿀 수 없어요.
오늘을 달리 해볼 수 있을지도요.
내일은 아무런 약속도 해주지 않아요.
당신들 모두 그를 제각기 다르게 알고 있잖아요.
그와 나는 풍파가 몰아치는 삶을 살았고
시끄럽게 싸웠어요.
그럼에도 유리는 서로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결코 의심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이제 음미할 거리가 조금 있는데요.
어제는 바꿀 수 없어요.
오늘을 달리 해볼 수 있을지도요.
내일은 아무런 약속도 해주지 않아요.
세계적인 괴테 연구자이자 독문학 번역가인 전영애 서울대 명예교수의 선정도서와 추천사입니다.
📚 『녹스』, 앤 카슨 지음, 윤경희 옮김, 봄날의책,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