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러 다니는 평범한 남자

도서위치 : 지혜학교 추천서011

저자/아티스트 : 장 루이 셰페르 (지은이), 김이석 (옮긴이)

출간일(출시일) : 2020-07-15

ISBN13 : 9791187878087

출판사(제작사/출시사) : 이모션북스

목차 :

*서문 •7

*신들 •31

악마의 인형 33 / 미라 38 / 기형아의 질투 42
잃어버린 지평선 44 / 비인간적인 여자 47
전화하는 하녀 49 / 직업: 부바르와 페퀴세 51
로렐과 하디: 형제이자 자매 53 / 헤라클리토스의 광대 54
하얀 난교 파티 56 /검은 난교 파티(노예들과 타블로) 58
오브제 60 / 수의 63 / 소세지 66 / 닭들 69
꼭 닮음[유사성] 71 / 벌레스크적인 신체 74
네로의 죽음 78 / 네로의 죽음, 그 곁에는 누군가가 81
축음기 83 / 이상적인 존재는 범죄자의 눈에만 보인다... 86
사탄의 책에서 88 / 벌레스크 2 90 / 극장의 뚱보 93
항해 지도 96 / 나나 99 / 연기 103 / 그림자 105
집 앞에서 107 / 방 109 / 베를린식 마차, 엽맥 111

*범죄의 인생(어떤 영화) •113

범죄의 인생 115 / 어둠의 교훈 154
이미지의 회전 212 / 회전 232 / 인간의 얼굴 249

옮긴이 주 307 사진 리스트 317
옮긴이의 말 •319

요약 : 영화비평지 <카이에 뒤 시네마>가 당대의 사상가, 비평가들에게 영화에 대한 글을 쓰게 한다는 취지에서 기획한 책 중의 하나로 1980년 롤랑 바르트의 『밝은 방 Camera Lucida』에 이어서 발간된 책이다.

책소개 : 영화비평지 <카이에 뒤 시네마>가 당대의 사상가, 비평가들에게 영화에 대한 글을 쓰게 한다는 취지에서 기획한 책 중의 하나로 1980년 롤랑 바르트의 『밝은 방 Camera Lucida』에 이어서 발간된 책이다.

장 루이 셰페르는 서문에서 “‘영화를 보러 다니는 평범한 남자’로서 나는 어떤 본질적인 이야기를 말하지는 못할 것 같다. 영화는 나의 본업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 책이 프랑스 영화 담론에 끼친 영향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1970년대 프랑스 영화계는 영화 기호학, 정신분석학, 포스트-구조주의, 마오이즘 등 다양한 진영에 속한 학자와 비평가들의 각축장이었다.

이들은 영화 장치의 물적 특성, 영화 텍스트의 구조, 영화가 의미를 생산하는 방식 등을 분석하고 연구함으로써 영화라는 매체를 이해하고자 했다. 이와 달리 셰페르의 책은 ‘영화를 본다는 것’, 즉 관객의 영화적 체험에 관해 질문을 던짐으로써 영화 담론의 전환을 이끌어냈다고 할 수 있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 『영화를 보러 다니는 평범한 남자』는 영화비평지 《카이에 뒤 시네마》가 당대의 사상가, 비평가들에게 영화에 대한 글을 쓰게 한다는 취지에서 기획한 책 중의 하나로 1980년 롤랑 바르트의 『밝은 방 Camera Lucida』에 이어서 발간된 책이다.
장 루이 셰페르는 서문에서 “‘영화를 보러 다니는 평범한 남자’로서 나는 어떤 본질적인 이야기를 말하지는 못할 것 같다. 영화는 나의 본업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 책이 프랑스 영화 담론에 끼친 영향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1970년대 프랑스 영화계는 영화 기호학, 정신분석학, 포스트-구조주의, 마오이즘 등 다양한 진영에 속한 학자와 비평가들의 각축장이었다. 이들은 영화 장치의 물적 특성, 영화 텍스트의 구조, 영화가 의미를 생산하는 방식 등을 분석하고 연구함으로써 영화라는 매체를 이해하고자 했다. 이와 달리 셰페르의 책은 ‘영화를 본다는 것’, 즉 관객의 영화적 체험에 관해 질문을 던짐으로써 영화 담론의 전환을 이끌어냈다고 할 수 있다.(셰페르로부터 영향을 받은 대표적 인물 중 한 사람이 질 들뢰즈다)

‘영화적 체험이란 무엇인가’에서 출발

셰페르에게 영화를 본다는 것은 단순히 스크린 위에 투사되는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인식하는 차원이나 창작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영화 관람은 관객 각자의 삶과 경험의 일부를 형성하며, 영화적 체험은 영화를 관람하는 개인의 삶 그리고 개인의 기억과 깊게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셰페르에 따르면, 이때 관객에게 영화는 ‘그 영화에 대한 분석이 제시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어떤 것’으로 등장한다. 따라서 그에게서 관객은 단순히 창작자나 텍스트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나 담론의 일방적인 수신자가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통해 시선을 재구성하는 존재이며, 이를 통해 ‘세계에 대한 또 다른 이해, 세계 속에서 우리의 위치에 대한 재인식을 제공하는’ 존재이다.

영화 경험의 찰나성과 불안정성에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

셰페르는 『영화를 보러 다니는 평범한 남자』가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간에 관한, 운동에 관한, 이미지들에 관한 특정한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쓴 책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이 책은 영화사나 영화이론을 다루지 않으며, 특정 감독이나 특정 작품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지도 않는다. 이 책은 셰페르의 표현을 빌리면 ‘우리의 유년기를 응시했던 영화들’-세르주 다네는 이보다 더 아름다운 표현을 알지 못한다고 극찬했다-에 대한 기억과 그 영화들이 혹은 그 영화를 보는 순간의 경험이 남긴 정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셰페르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고찰하고 싶은 것은 ‘나의’ 영화와 함께 태어나 여전히 고착되어 있는 참으로 이상한 감정--이미지를 계속 받아들이면서 여전히 남게 되는, 말하자면 부식토와 같은 물질적인 감정--에 대해서이다. 그것을 그 느낌 그대로 쓰고 싶은 것이 내가 원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 언급된 다양한 영화들, 예를 들어 벌레스크 영화, 아동영화, 공포영화, 범죄영화, 역사영화 등과 수많은 인물들, 예를 들어 광대, 흡혈귀, 전쟁고아, 무사武士들, 살인자, 살해당한 여인 등은 모두 셰페르의 주관적인 기억과 경험 속에서 소환된 세계이며 존재다. 그런데 영화가 재현하는 세계란 이내 사라져버리는 것이며, 그것에 대한 기억은 불완전한 것일 수밖에 없다. 셰페르는 이 찰나성과 불완전성을 보완하고 수정하는 대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한다. 이 책에 유독 안개, 먼지, 가루 등에 묘사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몸의 체험으로서의 영화

셰페르에게서 영화적 체험은 이처럼 총체적이며 복합적이다. 한편으로 그것은 시각적 체험이다. 앙트완 드 베크에 따르면, 셰페르가 기록한 것은 “그가 스크린 위에서 보았던 것이나 그가 영화 관객의 눈으로 보았던 것이 아니라, 저 멀리 투사된 이미지를 통해 평범한 관객의 망막에 남은 흔적”이다. 셰페르의 눈은 스크린 위에 투사된 이미지 외에도 영화관의 어둠과 그 어둠 속을 가로지르는 영사기의 빛과 그 빛줄기 속을 부유하던 먼지들을 보았으며, 그것들은 영화적 체험의 일부로 그의 육체에 새겨졌다. 다른 한편으로 셰페르에게 영화적 체험은 몸(신체)의 체험이기도 하다. 특정한 장면에서 보였던 몸의 반응, 다른 관객과의 가벼운 접촉, 주머니에 들어있던 빵 부스러기의 감촉, 그리고 영화관을 나오면서 거리에서 느꼈던 습기와 공기의 온도 등이 모두 평범한 관객의 영화적 체험을 구성하고 있다. 누군가는 영화의 쇼트 하나하나까지도 기억하고 이를 통해 영화를 이해하고 설명하지만, 셰페르의 기억 속에는 여러 개의 이미지와 여러 개의 시·공간과 여러 개의 감각들이 뒤섞여 있다. 그렇기에 셰페르에게서 영화적 체험은 강렬하고 선명하지만, 그것의 실체나 전모를 파악할 수는 없는 것들로 남게 된다. 이것은 마치 선잠에서 깨어난 것과 유사한 상태로, 이때 “관객의 육체는 기억과 영화적 지각 사이에서의 미묘한 놀이를 받아들이는” 장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