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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 2

도서위치 : 문학015

저자/아티스트 : 치고지에 오비오마 (지은이), 강동혁 (옮긴이)

출간일(출시일) : 2019-11-11

ISBN13 : 9791189982577

출판사(제작사/출시사) : 은행나무

목차 : 13장 변신 · 7
14장 텅 빈 껍데기 · 40
15장 그 땅의 모든 나무는 베였다 · 57
16장 흰 새들의 환영(幻影) · 90
17장 알란디이치에 · 119

3부
세 번째 주문 · 141
18장 귀환 · 143
19장 묘목들 · 169
20장 결산 · 191
21장 하느님의 사람 · 222
22장 망각 · 245
23장 아주 오래된 이야기 · 266
24장 조난자 · 294
25장 지위가 낮은 신 · 314
26장 인간의 집에 사는 거미 · 326

작가의 주석 · 342
감사의 말 · 344


옮긴이의 말 · 346

요약 : 사랑에 빠진 젊은이가 연인과 미래를 함께하기 위해 출세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어찌 보면 통속적인 이야기를 주된 줄거리로 하고 있다. 그러나 마이너리티들의 비통한 노래가 메아리치는 고난의 서사를 신적인 존재의 연민 어린 목소리로 들려주는, 야심차면서도 독창적인 작품이다.

책소개 : 단 두 권의 소설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부커상 파이널리스트에 두 번 오른 젊은 천재 작가, 치고지에 오비오마의 장편소설로, ‘신화적이면서 현실적인 내적 고통으로의 쓰라린 여행’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2019 부커상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사랑에 빠진 젊은이가 연인과 미래를 함께하기 위해 출세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어찌 보면 통속적인 이야기를 주된 줄거리로 하고 있다. 그러나 실은, 연약한 한 인간의 비극적 운명을 그리면서 현실의 소수자들, 즉 마이너리티들의 비통한 노래가 메아리치는 고난의 서사를 신적인 존재의 연민 어린 목소리로 들려주는, 야심차면서도 독창적인 작품이다.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의 화자는 모든 인간에게 깃들어 있다는 수호령 ‘치’다. 인간 내면의 신과 같은 존재로, 절대자 신과 인간 사이에서 중개자 역할을 한다. 작가는 소설에 붙인 주석에서 ‘치’에 관해 설명하는데, 나이지리아의 전통적인 우주론에서 기인한 개념이기는 하나, ‘종교나 철학, 언어학이 아닌 문학’적 장치로서 배치한 것임을 명확히 한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 2019 부커상 파이널리스트
“신화적이면서 현실적인 내적 고통으로의 쓰라린 여행”_부커상 심사평

운명과 자유의지에 관한 가슴 아픈 서사시
“이 소설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비극적 서사를 넘어 역사적 보물이다”_〈보스턴글로브〉


단 두 권의 소설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부커상 파이널리스트에 두 번 오른 젊은 천재 작가가 있다. 바로, 데뷔작이자 2015 부커상 최종 후보작 《어부들》로 ‘치누아 아체베의 진정한 계승자’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치고지에 오비오마(Chigozie Obioma)다. 한국에 처음 번역 출간되는 그의 신작 장편소설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는 ‘신화적이면서 현실적인 내적 고통으로의 쓰라린 여행’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2019 부커상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 소설은 사랑에 빠진 젊은이가 연인과 미래를 함께하기 위해 출세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어찌 보면 통속적인 이야기를 주된 줄거리로 하고 있다. 그러나 실은, 연약한 한 인간의 비극적 운명을 그리면서 현실의 소수자들, 즉 마이너리티들의 비통한 노래가 메아리치는 고난의 서사를 신적인 존재의 연민 어린 목소리로 들려주는, 야심차면서도 독창적인 작품이다.

사슬에 매이고 매를 맞은 모든 사람들, 토지를 약탈당한 사람들, 문명이 파괴당한 사람들, 침묵당하고 강간당하고 모욕당하고 살해당한 사람들. 그는 이 모든 사람들과 함께 공통의 운명을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이 세상의 마이너리티였으며, 그들의 뜻대로 되는 일이라고는, 할 일이 울고 또 우는 것밖에 없는 이 보편적인 오케스트라에 합류하는 것뿐이었습니다. _2권 48쪽

마술적 리얼리즘과 비극적 리얼리티로
인간 경험의 심오한 신비를 드러내는 매혹적인 소설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의 화자는 모든 인간에게 깃들어 있다는 수호령 ‘치’다. 인간 내면의 신과 같은 존재로, 절대자 신과 인간 사이에서 중개자 역할을 한다. 작가는 소설에 붙인 주석에서 ‘치’에 관해 설명하는데, 나이지리아의 전통적인 우주론에서 기인한 개념이기는 하나, ‘종교나 철학, 언어학이 아닌 문학’적 장치로서 배치한 것임을 명확히 한다.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는 이보 우주론에 단단히 뿌리를 두고 있다. 이보 우주론이란 한때 나의 민족을 인도했고, 부분적으로는 지금도 인도하고 있는 신념과 전통의 복잡한 체계다. 내가 그런 현실 속에 허구의 작품을 위치시키고 있으므로, 호기심 많은 독자들은 그 우주론을 조사해보고 싶을지도 모른다. 특히 치라는 개념이 그 우주론과 어떻게 연관되는지에 관해서 말이다. 그러니 일단 이 책의 서두에서 인용한 치누아 아체베의 치에 관한 에세이가 그렇듯, “내가 여기에서 시도하는 것은 틈새를 메우는 것이 아니라, 종교나 철학, 언어학이 아닌 문학을 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그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임을 밝혀두어야 하겠다.
_2권 342쪽 ‘작가의 주석’에서

소설은 화자인 치가 자신이 수호하는 인간 치논소 솔로몬 올리사의 삶을 증언하며 그의 잘못을 변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치는 한 인간의 인생 여정을 함께하며 그에게 충고할 수 있으나 그의 삶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다만 타자에게 해를 끼치는 등 큰 잘못을 저질렀을 때에 증언을 통해 변호할 수 있을 뿐이다. 절대자 신은 동일한 하나의 존재로서 여러 이름으로 호명이 되지만 직접 등장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치의 증언을 듣고, 즉 소설을 읽고 나서, 주인공의 삶에 판결을 내리는 것은 실제 청자인 독자가 될 것이다.
신적 존재인 치를 등장시킴과 동시에 작가는 비극적 현실 역시 잊지 않고 관찰자의 눈으로 들여다본다. 주인공의 비극은 개인적 성향이나 운명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나이지리아의 역사적 현실에서 기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비행기는 결핍의 땅에서, 사람 위에 사람이 있는 땅에서, 사람의 가장 큰 적이 그의 가족인 땅에서 날아올랐습니다. 납치범, 의례적 살인자, 길에서 만난 사람들을 괴롭히고 뇌물을 주지 않는 사람들을 쏘아버리는 경찰, 자기가 이끄는 사람들을 경멸하고 그들의 국가를 강탈하는 지도자, 빈번한 폭동과 위기, 기나긴 파업, 원유 부족, 실업, 막힌 하수구, 구멍이 팬 도로, 일부러 붕괴시킨 다리, 쓰레기 천지인 거리와 지저분한 동네, 지속적인 정전(停電)의 땅으로부터 말입니다.
_1권 277쪽

이렇게 소설은 특유의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냉혹한 비극적 리얼리티를 감싸 방대한 분량을 가로지르며 마지막까지 독자로 하여금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놀라운 문체와 힘 있는 언어로 맹목적인 사랑과
절망적인 상실의 경험을 탐색하는 걸작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의 구조를 차용한 것으로 보이는 2권은 양계 농장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던 주인공 치논소가 키프로스섬을 향해 떠나 부딪치는 고난으로부터 시작된다. 약사가 될 여자 친구 은달리에 비해 학력이 부족해 은달리 집안의 반대를 겪은 치논소는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집과 농장을 판 돈으로 학자금을 삼은 것이었다. 한데 도착해보니 그곳은 그리스령 남키프로스가 아니라 터키령 북키프로스였고, 나이지리아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열악한 상황이었다. 이 모두는 친구 자미케 은와오르지의 사기에 의한 것이었다. 치논소는 전 재산을 거의 잃은 채 억울한 누명을 쓰고 그 땅에서 4년간 감옥살이를 하게 된다. 천신만고 끝에 돌아와 개과천선한 자미케로부터 재산도 돌려받고 서서히 회복해가지만 은달리는 이미 다른 사람과 결혼해 아이까지 둔 뒤였다.

주인은 무릎을 꿇은 채 모든 것을 이유로 삼아 크게 흐느꼈습니다. 그는 잃어버려 다시는 찾지 못할 것들 때문에 흐느꼈습니다. 저절로 다시 채워지지 않을 시간 때문에 흐느꼈습니다. 그의 세계를 속에서부터 파먹고, 한때의 그를 깨진 껍데기로 남겨둔 질병 때문에 흐느꼈습니다. 삶의 구덩이로 쓸려 내려간 꿈 때문에 흐느꼈습니다. 닥쳐올 모든 일 때문에, 아직 보거나 알 수 없는 모든 것들 때문에 흐느꼈습니다. 그는 변해버린 자신 때문에 더욱 흐느꼈습니다. 옆에 누워 있는 적의 입에서 독이 든 비처럼 뚝뚝 떨어지는 단어들이 그의 흐느낌을 시중들었습니다. _2권 205쪽

어떻게 보면 소설 속 치논소의 모든 행동, 즉 그의 맹목적인 사랑과 어리석은 절망에 의한 행위들은 개연성이 없다. 상황에 이끌려 들어가 끝없이 비극에 휘말리면서도 그의 행동은 답답할 정도로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 아마도 이것은 그에게 부여된 ‘마이너리티’라는 역할 때문일 것이다.

이 녀석들은 그냥 울고 또 울 뿐이야. (…) 왜 그래야 하느냐고? 마이너리티이기 때문에. 강자들이 우리 나라에 무슨 짓을 했는지 봐. 그 사람들이 너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봐. 연약한 것들에게도. (…) 들어봐. 저 녀석들이 우는 소리가 서로에게 말을 거는 것 같지 않아? (…) 이건 잘 조율된 노래 같아. 장례식에서 부르는 그런 노래 말이야. 합창단처럼. 이건 슬픔의 노래야. 이건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야. _2권 45~46쪽

그럼에도 주인공을 변호하는 치의 절절한 변론은 엄청난 설득력을 발휘하여 독자로 하여금 인간의 삶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한다. 한 치 앞을 모르는 인간은 자신에게 어떠한 독을 가져올지 모르면서 선택을 하고, 우리는 그 선택에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공감하면서 연민하게 된다. 이 작품의 매력은 이처럼 이보족 우주론에서 가져온 신과 영혼들의 이야기 및 우리 인간의 이해할 수 없는 행위를 설득력 있게 묘사하는 치의 서술, 즉 작품의 문체 자체에 있다.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의 실존주의적인 질문과 놀라운 서사 장치는 맨부커상 수상작인 《바르도의 링컨》의 서사 기법에 견줄 만하다는 평이다. 작가의 전작 《어부들》보다 더 어둡고 비극적이지만 더욱 야심적이면서도 훨씬 더 미묘한 이 소설은 “문학의 별들 사이에 이 작가의 자리를 마련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