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온라인 인문 플랫폼 인문360과 플라톤아카데미에서 제공하는 칼럼입니다.

역사꾸준함의 위력

2022-02-03


꾸준함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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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문센과 스캇의 모습


 20세기 초,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역사적인 탐험 대결이 있었다.그것은 누가 먼저 인류 역사상 최초로 남극점에 도달하는가 였다. 1911년 11월,대영제국의 로버트 팰콘 스캇 대위가 이끄는 탐험대와 “마지막 바이킹”이라는 별명을 가진 노르웨이의 로알드 아문센이 이끄는 탐험대는 이 역사적인 대결을 위해 맞붙었다.

이들은 비슷한 날짜에 2000km가 넘는 대장정을 시작했다.이 중에 한 팀은 결국 먼저 남극점에 도달하여 짜릿한 승리를 맛보았고,다른 팀은 남극점에 도달하기는 했으나 결국 살아서 돌아오지 못했다.

이 두 팀은 모두 남극의 변화무쌍한 악천후에 고전했다.하지만 그것에 대처하는 방법은 두 팀이 아주 달랐다.스캇이 이끄는 원정대는 날씨가 좋은 날엔 온 힘을 다해 많이 전진했고,날씨가 안 좋은 날엔 텐트 안에서 쉬었다.스캇은 탐험 일지에 이렇게 불평을 적었다. “우리 팀은 왜 날씨 운이 이렇게 안좋은지 모르겠다.이전의 탐험대는 이것보다 훨씬 날씨가 좋았었는데."

아문센의 탐험대 역시 비슷한 악천후를 겪었다.하지만 아문센은 날씨와 상관 없이 계획대로 계속 전진했다.아문센의 탐험 일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오늘 날씨는 너무 가혹했다. 강풍이 몰아쳐서 동상에 걸릴것 같다.하지만 우리는 오늘 거의 계획대로 20km 전진했다.”

12월 11일,아문센 팀은 드디어 남극점에서 72km 거리에 도달했다.이것은 그때 당시 인간이 남극점에 가장 가까이 간 기록이었다.그들은 인생 최대의 탐험을 위해 1000km이상을 행군했고 이제 마지막 스퍼트만 남은 셈이었다.게다가 날씨마저 매우 좋았다.그들은 극점의 평지 부분에 있었기 때문에 마음먹고 최대한의 노력을 한다면 남은 거리를 하루 내에 주파할수 있었다.하지만 그들이 남극점에 가는 데에는 결국 사흘이 걸렸다.왜 그랬을까?

아문센 팀은 그들의 탐험에서 날씨와 상관 없이 항상 하루에 24km씩만 가는 원칙을 세웠다.그들의 남극점 앞 마지막 행군도 마찬가지였다.경쟁자인 스캇 팀은 날씨가 좋을 때는 온 힘을 다해 최대한 많은 거리를 가고 악천후가 심한 날은 그냥 쉬었던 반면,아문센 팀은 날씨가 좋은 날도 무리하지 않고 계획된 거리만 주파하면서 충분한 휴식을 가지는 것을 중요시했고 그것은 남극점을 눈앞에 둔 지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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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두 탐험대의 접근 방법의 차이는 왜 아문센 팀은 남극 정복에 성공하고 스캇 팀은 살아 돌아오지 못했는지 설명해 준다.꾸준하고,일정하고,달성 가능한 페이스를 정하고 유지하는 것은 아문센 팀으로 하여금 그들의 목표를 “특별한 노력 없이” 달성할수 있게 해주었다고 남극 탐험에 대한아주 멋진 책을 쓴 저자인 롤랜드 헌포드는 이야기한다.

그런데,특별한 노력이 없었다고?아문센 팀은 수세기 동안 수많은 탐험가들이 이루지 못한 것을 해냈다.물론 그들의 모든 탐험 기간이 쉽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하지만 악천후가 몰아치는,전진이 어려운 날에도 그들의 목표는 달성 가능한 것이었다.그들의 목표는 어떤 날씨든 상관 없이 무조건 단지 하루에 24km만 전진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그것은 아문센 팀에게는 “특별한 노력 없이” 가능한 거리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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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극점에 먼저 도달한 아문센 팀 


1911년 12월 14일,아문센 팀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남극점에 도달한 사람들이 되었다.그리고 그들은 2000km가 넘는 남극점에서 돌아오는 여정을 무사히 수행했다.반면,스캇 팀은 남극점에 결국 도달하긴 했지만 아문센 팀보다 34일 늦게 도착한 것을 알고 허탈감에 빠졌다.그리고 남극점에 도달하느라 힘을 너무 많이 써서 돌아올때는 힘이 다 빠져 버렸다.결국 스캇 팀의 5명은 돌아오는 길에 모두 얼어 죽고 만다.이들 중의 일부는 죽음을 예감했던 듯한 편지를 이미 미리 남겨 놓기도 했다.

유명한 영어 속담에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가는 자가 경주에서 이긴다)” 라는 말이 있다.위의 아문센과 스캇의 세기의 대결은 이 속담이 딱 들어맞는 경우가 되었다.여러분은 지금 당신의 목표를 위해서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전진하고 있는가?




참고문헌

• The Leadership Lessons of the Race to the South Pole
https://hbr.org/2011/12/the-leadership-lessons-of-the
• The Treacherous Race to the South Pole
https://www.history.com/news/the-treacherous-race-to-the-south-pole
• Captain Scott Versus Roald Amundsen: Which Kind of Explorer Are You?
https://medium.com/the-ascent/are-you-an-amundsen-or-scott-e15b57b865a7



_20180129113834.jpg필자_조종희
미국 포드자동차에서 디지털 마케팅 분석을 담당하고 있다.
인문학과 과학기술이 만나는 분야들, 그중에서도 특히 새로운 기술이 가져올 인류의 미래에 대한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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