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온라인 인문 플랫폼 인문360과 플라톤아카데미에서 제공하는 칼럼입니다.

철학[과학과 인문사이] 인종차별의 두뇌과학

202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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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에 의해 어이없이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하면서 미국 전역이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를 외치는 시위로 들끓고 있다. 여러해 동안 정치인들은 인종차별은 없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여전히 삶의 현장에서 인종차별은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두뇌의 어떤 부분이 인종차별과 관련이 있는지 살펴본다.

1968년에 로버트 자종 교수는 미시간 대학에서 아주 유명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학생들을 모집해서 학생들에게 언어 학습 연구를 진행한다고 했지만, 그것은 실제로는 다른 연구를 위한 구실일 뿐이었다. 자종 교수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형용사와 연결된 가공의 중국 문자들을 다양한 빈도로 보여 주었다. 이 가공 인물들은 많게는 25번, 적게는 단 한번 보여졌다. 그리고 자종 교수는 학생들로 하여금 각각의 형용사의 정의가 얼마나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지 추측해 보고, 더 나아가 학생들이 얼마나 그 글자들을 좋아하는지를 물어보았다.

자종 교수는 학생들이 글자에 친숙한 정도와 학생들이 의미 없는 글자를 해석하는 방향, 그리고 그 글자들을 좋아하는 정도에 선형적인 관계가 있음을 발견했다. 즉 학생들이 글자를 더 많이 볼수록 그 글자들을 선호했다는 것이다.

자종 교수의 연구는 우리가 무엇인가에 자주 노출될수록 그것을 좋아하게 된다는 “노출 효과” 의 기초가 되었다. 이것은 다음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우리가 어떤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되면 그들을 더 좋아하게 되는가? 만약 그렇다면, 노출을 증가시키는 것은 우리의 두뇌가 무의식적인 편견과 인종차별을 포함한 불평등한 가정들을 제거하는 것을 도와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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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낫다고 느끼는 것과 덜 나쁘다고 느끼는 것

브랜다이스 대학의 레슬리 지브로비츠와 이 장 교수는 이 질문들에 답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고, 2012년에 그 결과를 발표했다. 그들의 질문은 간단했다. 사람들이 다른 인종의 사람의 얼굴을 자꾸 보게 되면 인지적 수준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까?


지브로비츠와 장 교수는 두뇌의 보상 시스템과 연결되어 있는 전두엽 대뇌피질 부분에 집중했다. 이것은 우리가 행동을 취하기 전에 두뇌가 상황을 파악하는 것을 도와주는 두 개의 다른 반사 신경을 조절한다. 특히 전두엽 대뇌피질의 역할은 사람이나 장소, 물건 등에 대해 접근하는 것이 좋은지 회피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몇몇의 부분들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의 마음의 “접근 반사신경”은 중간부분의 전두엽 대뇌피질 내의 활동 관찰을 통해 측정될수 있다. 두뇌의 이 부분이 활성화 되면, 당신의 근육운동 시스템은 누군가와 상호작용을 하도록 유도된다. 장 교수는 이렇게 설명한다. “도박장에서, 당신이 돈을 따기 시작하면, 중간 부분의 전두엽은 바로 활성화되기 시작한다. 이것이 긍정적인 보상을 기록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측면의 전두엽 대뇌피질은 “회피 반사신경”으로 알려져 있는 부분이다. 이것은 부정적인 결과가 예상되는 것으로부터 피하도록 인체의 반응을 유도한다. 활성화가 강하게 될수록, 부정적인 느낌은 강해진다. 당신이 도박에서 돈을 잃기 시작하면, 측면 전두엽은 이 상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느끼게 되므로 활성화된다.


지브로비츠와 장 교수 팀은 반복되는 노출이 접근 반사신경을 증가시키거나 회피 반사신경을 감소시키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했다. 즉 반복되는 노출이 긍정적인 자극에 대해 더 낫게 느끼게 만드는지, 아니면 부정적인 자극에 대해 덜 나쁘게 느끼게 만드는지에 대한 것이다. 이를 위해 16명의 백인 남성과 16명의 백인 여성을 대상으로 실험이 이루어졌다. 각 실험 참가자들에게는 흑인의 얼굴, 한국인의 얼굴, 한자, 그리고 무작위의 모양이 제시되었다. 이 이미지들은 각 실험 참가자들에게 서로 다른 빈도로 제시되었고 어떤 이미지는 아주 많이 제시된 반면 어떤 이미지는 아예 제시되지 않기도 했다. 다음으로, 연구자들은 각 연구자의 뇌에 대한 fMRI 촬영을 실시했고 먼저 그들이 보지 못한 40개의 이미지를 보여준 뒤 그들이 보았던 20개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연구의 목표는 이 실험을 통해서 두뇌가 노출되었던 이미지들에 대해 어떻게 반영하는지를 알아내는 것이었다.


연구자들이 알아낸 것은 친숙하지 않은 이미지들은 실험대상자의 회피 반사신경을 활성화 시킨다는 것이었다. 즉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얼굴 이외에도, 같은 효과가 친숙하지 않은 모양과 한자에 대해서도 나타났다. 즉 인간은 잘 모르는 것은 나에게 해를 끼칠수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공포심을 느끼도록 진화되어 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험 참가자들의 회피 반사신경은 그들이 이미 많이 노출되어서 친숙한 얼굴, 모양, 글자에 대해서는 훨씬 덜 활성화되었다.


어떻게 반편견이 두뇌에서 퍼져나가는가

연구진은 다른 놀라운 효과를 발견했다. 실험 참가자들이 전형적인 한국인의 얼굴에 노출되었을때, 비슷한 카테고리의 얼굴들에 대해 덜 회피적인 반응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즉 반복적인 노출에 의한 친밀감은 그들의 두뇌로 하여금 노출로 인해 반복된 이미지로부터 두뇌가 이미지를 일반화 시키는 것을 도와준다는 것이고 이것은 인종에 기반한 편견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러면 접근 반사신경의 경우는 어떨까? 친숙함이 증가된다고 해도, 접근 반사신경은 특별한 증가 혹은 감소를 보여주지 않았다. 친숙함은 우리가 특정한 사람이나 물건을 좀더 좋아하게 만들지는 않지만, 덜 두려워하게는 만든다. 이것은 우리가 보통 현재 살고 있는 집에 대해 편안한 감정을 갖는 이유이다. 친숙한 사람과 물건은 우리를 안전하다고 느끼게 만든다. 우리는 할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낡은 의자를 딱히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우리에게 편안함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두뇌는 의식적으로 인종 융화적인 생각을 주입시키는 것 보다는 인종차별적인 생각으로부터 무의식적으로 빠져 나와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갖고 있는 편견으로부터 몇 걸음 멀어지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면, 우리의 두뇌는 어느쪽으로 가야 할지 스스로 알아내게 될 것이다.






참고문헌

• Here’s how your brain can learn to be less racist
https://www.fastcompany.com/40574302/heres-how-your-brain-can-learn-to-be-less-racist
• Understanding the Racist Brain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mind-in-the-machine/201809/understanding-the-racist-brain
• The Science of Your Racist Brain
https://www.motherjones.com/politics/2014/05/inquiring-minds-david-amodio-your-brain-on-rac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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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_조종희

미국 포드자동차에서 디지털 마케팅 분석을 담당하고 있다.

인문학과 과학기술이 만나는 분야들, 그중에서도 특히 새로운 기술이 가져올 인류의 미래에 대한 관심이 많다.플라톤아카데미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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